[엑스포츠뉴스=창원, 나유리 기자] 야구 대선배는 마음이 급한 어린 선수에게 "서두르지 말라"며 타일렀다.
김기태 감독이 이끄는 KIA 타이거즈 선수단은 7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NC 다이노스와 시범경기 개막전을 치렀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9전 전패로 귀국한 KIA는 이날도 NC에 1-2로 석패를 당했다.
이날 경기에서 반가운 얼굴이 있었다. 바로 2년차 외야수 박준태(24)다. 대졸 신인으로 지난해 수비, 타격에서 잠재력을 뽐냈던 박준태는 이번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에서 얻은 어깨 부상 때문에 수개월간 재활에 매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만 2군 캠프를 성공적으로 마친 박준태는 시범경기 첫날부터 '경기조'에 포함돼 함께 창원 원정길에 올랐다.
7일 경기전 더그아웃에 있던 김기태 감독은 훈련을 위해 지나가던 박준태를 불러 세웠다. "부상 당했던 어깨 상태는 지금 몇 퍼센트냐"는 김기태 감독의 질문에 박준태는 주저하지 않고 씩씩하게 "100%"라고 답했다. 껄껄 웃은 김기태 감독은 "방망이 각도를 조금 조절해서 삼진을 안당하게끔 해보라. 대만에서도 삼진을 많이 당했더라"며 조언했고 박준태는 고개를 꾸벅 숙였다. 김기태 감독은 잠시 후 박준태가 타격 연습을 할 때 직접 그라운드에 나가 자세를 지도하기도 했다.
관심은 계속됐다. 외야 송구 훈련 도중 중견수 포지션에 있던 박준태가 홈을 향해 힘차게 공을 뿌리자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던 김기태 감독이 큰소리로 "천천히, 오버하지 말라"고 이야기 했다. 이어 코치를 불러 "박준태에게 흥분하지 말고 가라앉혀서 천천히 하라고 이야기하라"고 당부했다.
박준태와 투수 문경찬은 대만 2군 캠프에서 시범경기로 곧장 합류한 유이한 선수들이다. 김기태 감독이 오키나와에서 직접 훈련 과정을 지켜본 이들이 아니라 더욱 주목을 받았다.
김기태 감독의 뜨거운(?) 관심 덕분이었을까. 이날 경기 8회 교체 출전한 박준태는 NC 이민호를 상대로 깨끗한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박준태(왼쪽)와 김기태 감독 ⓒ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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