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5.03.05 07:06 / 기사수정 2015.03.05 07:06
MBC ‘일밤-애니멀즈’도 3B법칙을 활용한 예능이다. ‘OK목장’에는 각종 동물들이 ‘유치원에 간 강아지’에는 귀여운 강아지와 아이들이 등장한다. 개홍역 바이러스의 발병으로 막을 내린 ‘곰 세 마리’에는 소녀시대 유리가 출연했었다.
흥행요소는 다 갖췄건만, 성적은 지지부진하다. 3일에는 폐지설까지 나왔다. MBC는 "확정된 바 없다. 논의 중"이라는 입장을 보이긴 했지만 부진한 시청률 탓에 폐지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2일 ‘애니멀즈' 6회는 3.4%의 전국 시청률을 나타냈다. 첫 회에서 4.7%를 기록한 이후 3~4%를 왔다 갔다 하고 있다. 저조한 시청률로 종영한 ‘아빠 어디가2’를 대체할 프로그램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이렇다할 저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애니멀즈’는 인간과 동물간의 교감을 강조하는 프로그램이다. ‘OK목장’은 아름다운 자연에서 인간과 동물이 교감하고 공존하는 모습을, ‘유치원에 간 사나이’는 어린이들이 동물을 돌보면서 인격체로 성장하는 과정을 다루려 했다.
기획의도는 좋지만 풀어내는 과정에서 이를 담아내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OK 목장’의 경우 스타들과 타조, 돼지, 염소, 양, 당나귀 등이 한 집에서 숙식을 함께하는 모습을 담았다. 조금은 번잡하지만, 다양한 동물들은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고, 스타가 동물을 돌보는 모습도 친근함을 준다. 보아염소가 세쌍둥이를 낳는 장면 등 일상에서 보기 힘든 풍경도 볼거리였다.
하지만 여기에서 더 나아가지 않는다. 먹이를 주고 배변을 치우고 목욕을 시키는 과정만 반복된다. 교감을 하기 위해서는 각 동물들의 습성을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출연진끼리 퀴즈를 풀고 기타를 치고 동물과 상황극을 꾸미는 것 외에는 별다른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를 출연시키는 등 노력은 했지만 동물에 대한 배려도 부족해 보인다. 지난 방송에서 한창 뛰어놀아야 할 염소 여미를 위한 방안을 생각하고 실행하기보다 철장에 가두고 탈선 청소년으로 묘사하는데 그친 점은 기획 의도를 의심하게 했다.
‘유간지’는 아이와 강아지를 모두 등장시켜 귀여움을 부각시켰지만 오히려 그 귀여움이 함정이 됐다. 남는 건 윤석이의 애교뿐이다. 아이들이 개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친해지는 과정은 울상을 짓는 아이에게 강아지를 만져보라고 하거나 먹이를 주게 하는 차원에서만 이뤄진다. 최근에는 아이들의 러브라인이나 아이를 돌보는 서장훈, 강남, 돈스파이크의 고군분투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정작 개들은 뒷전이 됐다. 출연진은 출연진대로, 동물은 동물대로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이다.
‘애니멀즈’는 3B가 무조건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만은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좋은 아이디어와 기획의도, 귀여운 동물, 어린이, 교감이라는 인기 요소들을 다 모아놨지만 취지에 맞는 내용으로 시청자의 입맛을 파악하는데는 실패한 것이다.
만약 폐지가 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다면 동물과 출연진, 시청자와의 융화에 중점을 두는 것이 우선순위가 돼야 할 것이다. 예능과 다큐를 결합한 프로그램인 만큼 의미와 재미를 동시에 전달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절실한 시점이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애니멀즈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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