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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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백야' 김민수 "떴다고? 지금부터가 시작이죠"(인터뷰)

기사입력 2015.03.02 07:23 / 기사수정 2015.03.02 16:07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큰 키에 훤칠한 외모를 지닌 배우 김민수. 편안한 옷차림을 한 것을 제외하고는, 영락없이 조나단의 모습 그대로다.

드라마 스케줄을 모두 마친 그의 얼굴에는 기분 좋은 여유가 담겨 있었다. 환하게 웃는 얼굴은 조나단과 꼭 닮았다. 

김민수는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에서 백야(박하나 분)의 남편이자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 조나단 역을 맡아 열연했다. 김민수라는 이름보다 조나단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느낌인데, 정작 그는 "이제 조나단이라고 불리는 게 조금은 이상하다"며 미소 짓는다.

"조나단에서 다 빠져나온 것 같아요. 물론 방송을 보다보면 아직도 촬영장에 있는 듯할 때도 있죠. 빨리 나와야 정신적으로 건강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작품이 끝날 때마다 허한 기분이 들고 뭘 했는지 모르겠고…되게 이상해요. 역할에서 나오기까지의 시간이 걸리는 편인데 유독 이번 작품은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조나단은 극 중 조직폭력배가 휘두른 주먹에 맞아 즉사했지만, 죽은 뒤에도 주인공들의 꿈에 등장하며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지난달 23일 백야와 조지아(황정서)의 꿈에서 손을 흔들며 안녕을 고하는 장면으로 완전한 하차를 알렸다.

"환생해라, 점찍고 나오라는 식의 댓글이 많더라고요. 전 시원섭섭해요. 마지막 컷을 촬영할 땐 정말 아쉬웠죠. 다들 케이크를 준비해서 고생했다고 해주셨어요. 대본상에는 웃으면서 기쁜 마음으로 가는 건데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릴 뻔했어요. 이제 제 모습이 나오지 않아서가 아니라 배우들과 호흡을 못 맞춘다는 생각 때문이었죠. 해방된 느낌이지만 내가 있어야 할 곳에 없다는 찜찜함이 남아 있어요."

잘 알려졌다시피 '압구정 백야'는 '막장 드라마계의 대모'라 불리는 임성한 작가의 작품이다. 논란과 이슈를 몰고 다니는 작가이지만 그에게는 고마운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주로 신인 배우들을 기용하는 임성한 작가에게 발탁된 김민수는 이번 작품으로 인지도를 확실히 다지게 됐다.

"너무 고마운 작품이에요. 작가님에게 감사하고 감독님, 한진희, 이보희 선생님도 그렇고 너무 많이 도와주시고 재밌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 작품의 힘이 강해서 덕을 크게 봤어요. 욕하는 분들도 많지만 그것도 관심이라 생각해요. 무관심이 가장 무서운 거잖아요. 악플도 큰 관심이라 생각하니 좋죠."

김민수는 뒤늦게 빛을 본 케이스다. 2007년 영화 'M'으로 데뷔한 그는 영화 '아름답다', '아름다운 유산', '여자 없는 세상', 드라마 '애정만만세', '나도 꽃', '오자룡이 간다', '굿바이마눌'에 출연했다. 2013년 설특집 예능 '스타 애정촌'을 통해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그는 어릴 적부터 연예계에 대한 꿈이 명확했다. 고등학교 시절 모델로 패션쇼 무대에 섰고 서울예대 연극과에 진학한 뒤에는 연기자의 꿈을 키우며 활동을 시작했다. 2007년부터 꾸준히 작품에 임했지만 짧게 등장한 터라 대중적인 인지도는 낮은 편이었다. 많은 배우들이 그렇듯 오랜 무명시절을 겪었고 방황하는 시간도 있었다. 그러나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이러한 마음가짐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30대가 돼서야 뒤늦게 알려졌지만 조급함보다는 신중함으로 앞으로의 자신을 그려나가고 있다.

"과거에는 내가 뭐가 부족한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지금도 조급함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현명하게 나아가려고요. 더 겸손하고 신중하게 행동할 거에요."

힘든 시절을 이겨내고 '압구정 백야'에서 꽃을 피운 그는 얼굴과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킨데 이어 데뷔 첫 팬클럽까지 생기는 기쁨을 맛봤다. 게다가 쏟아지는 인터뷰 요청까지. 떴다는 걸 실감하느냐는 질문에 "에이 뭘 떠요"라며 쑥스럽게 웃는다. "뜬 건 아닌 것 같아요. 떴다는 거에 큰 의미를 두지도 않고요. 사람은 들떠 있을 때 큰 실수를 하잖아요. 건방져지거나 도도해지면 안 될 듯해요. 지금부터가 시작인걸요."

김민수는 '지금부터'라는 말을 자주 했다. 알아봐주는 이들이 많아졌지만 잠깐의 인기에 도취되지 않겠다는 뜻이다. '임성한의 남자'라는 수식어도 상관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금'이야말로 배우 김민수에게는 가장 중요한 시기다.

"'임성한의 남자'가 저인지도 잘 모르겠어요.(웃음) 너무 좋지만 (그런 말들에) 신경쓰지 않으려해요. 임성한 작가님이나 '압구정 백야'라는 작품을 떠나서 연기자 김민수로 봤을 때 정말 중요한 시기에 놓여있어요. 이번 작품으로 저란 존재를 알렸으니 지금부터는 많은 작품을 통해 대중에게 다가가고 싶어요."

한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김민수의 꿈은 그리 거창하지 않다. 꾸준히 연기자로 살아가는 게 바람이다. 그는 "일을 하지 않으면 더 피곤하다. 오히려 촬영할 때가 덜 피곤한 것 같다"고 얘기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쉴 때보다 현장에 있을 때가 좋단다.

"한진희 선생님처럼 이 일을 계속 하고 싶어요. 좋아하는 걸 하다 보니 연기자를 하고 있고, 끝까지 하고 싶은 일이 됐어요. 한진희 선생님이 본보기가 됐고요. 선배님인데도 현장에 제일 먼저 나오셔서 먼저 대본을 읊고 계시더라고요. 저 역시 그렇게 되고 싶어요. 드라마나 영화, 혹은 연극이든 매체를 떠나서 편안하게 쭉 갈 수 있는 배우가 되길 바라요."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김민수 ⓒ 알스컴퍼니]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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