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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찬 "우리는 끈질긴 팀이 되고 싶다" [캠프 인터뷰]

기사입력 2015.02.26 04:47 / 기사수정 2015.02.26 04:47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오키나와(일본), 나유리 기자] 그러고보면 김주찬(34,KIA)은 '의외'의 선수다.

서울이 고향인 김주찬은 삼성에 입단해 롯데에서 주전급 선수로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지난 2012시즌 후 그간 접점이 없었던 KIA와 FA 계약을 맺었다. 의외였다.

낯을 가리는 성격 탓에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어려운 선수', '무뚝뚝하다'는 평을 받는 김주찬이지만 사실 알고보면 은근히 말수도 많고, 잘 웃는다. 또 고참 선수로서 팀이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한다. 이 역시 의외다.

스프링캠프가 막바지인 25일 KIA 타이거즈 선수단이 훈련하는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김주찬을 만나 새 시즌을 앞둔 현재 고민을 들어봤다.

-캠프가 끝나간다. 50일 가까이 오키나와에만 있는 것이 지겹지 않나.

"이제 8일정도 남았나. 운동하는 것은 지겹지 않은데 쉬는날에 좀 지겹다. 음식을 거의 비슷한 걸로 매일 먹으니까…. 그리고 연습경기 성적이 안좋아서 지겨운 것 같기도 하다."

-벌써 KIA에서의 3번째 시즌이다. 

"사실 내가 속한 팀이 좋은 성적을 내야하는건 어느팀에 가더라도 똑같다. 지금으로서는 어떻게 해야 팀 성적이 좋아질 수 있을지 내 역할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다."

-선수단 분위기가 놀라울만큼 좋다. 다들 밝고 활기차다.

"분위기는 상당히 좋다. 다들 이번 캠프에서 훈련도 많이 했다. 물론 시즌을 들어가봐야 안다. 하지만 질때 지더라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팀이라는 인식을 상대팀들이 갖게 하고 싶다."

-이적한 이후 KIA가 성적이 좋지 않아(2년 연속 8위) 마음에 걸리겠다.

"그것도 그건데 내가 자주 다쳐서 부상으로 빠졌던게 더 마음에 걸린다. 작년에는 연속 안타도 많이 치고 그래서 좋은 기억도 있지만, 다쳤기 때문에 안좋은 기억도 있다. 잘하고 다치는 것 보다 중간 정도만 하고 안다치는게 더 나은 것 같다. 마음이 편하지 않을까(웃음)."

-부상이 있었던 이유가 뭘까. 

"모르겠다. 신경을 쓰더라도 막상 경기에 들어가면 조절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 하다보면 집중하느라 몸을 안사려서 다친다. 계속 이렇게 해야하나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아쉽다."

-올해는 경기수가 늘어나 모든 선수들이 체력과 부상 방지에 신경을 쓰고 있다.

"경기수가 늘어났다고 해도 어차피 야구는 매일 하는 스포츠니까 체력적인 고민을 하지는 않는다. 다치지 않게만 잘 관리를 하면 올해 해볼만 할 것 같다. 물론 타격감을 미리 장담할 수는 없다. 올해는 수비를 더 많이 나가고 싶다. 지명타자 후보가 너무 많다. 수비를 꼭 나가야 경기에 나설 수 있을 판이다(웃음)."

-그럼 올해 개인 목표는 수비를 최대한 많이 나가면서 부상 없이 풀타임을 뛰는 것인가?

"그렇다. 지명타자를 하더라도 일단 경기에 많이 나가고 싶다.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지만 시즌에 들어가면 더 조여지지 풀리지는 않으니까."

-팀 분위기는 좋지만 아직 연습경기에서 한번도 이기지 못했는데. 

"연습경기여도 솔직히 지면 마음이 안좋기는 하다. 하지만 감독님이나 코치님들이 승패에 신경쓰지 말자고 이야기 하신다. 우리는 어린 선수들이 캠프에 많이 와서 지금이 테스트 기간이다. 승과 패를 떠나서 우리가 연습때 했던 것을 실제로 행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알아보는 중이다. 크게 신경쓰지는 않는다. 물론 그래도 다 지고 한국에 들어가는 것은 좀 그렇다(웃음). (25일 상대팀인 넥센이 주전 라인업을 내세웠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는 어린 선수들이 나가는데 어떡하지(웃음). 감독님이 처음 오셨으니 어린 친구들 어떻게 하나 보시려고 하는 것 같다. 1군에서 계속 뛰던 선수들이야 많이 봤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들이 우리 캠프의 절반 정도 된다."

-시즌 전망에서 KIA는 전문가들에게 약팀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당연히 그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나쁘다. 하지만 최근 몇년 성적이 안좋았으니까. 그래도 우리가 올해 경기를 할 때 연습해온 것처럼 열심히 하고, 끈질기게 승부하는 팀이 되면 그런 시선들도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 야구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김기태 감독의 고참들에 대한 신뢰가 상당하다고 들었다.

"그래서 더 부담이 된다. 열심히하지 않을 수가 없다. 더 무섭다. 다들 더 굴러야 한다(웃음). 김기태 감독님은 내가 삼성에 갓 입단했을 때 선후배로 처음 만났다. 그때 '김기태 선배님'을 보고 '저분 같은 사람이 되고싶다'고 생각했다. 많이 존경했다. 본 받을 부분이 많은 분이다. 지금도 그때와 조금도 변함이 없으시다."

-절친한 친구인 이범호가 주장이다. 많은 도움을 주고 있나.

"범호랑은 동기이고 친한 친구다. 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범호가 후배들에게 말해야 할 것을 내가 전해주기도 하고, 내 생각을 조언하기도 한다. 또 후배들이 주장에게 건의하고 싶은 부분도 내가 이야기 한다. 도와주는 것 까지는 아니지만 워낙 자주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다."

-김주찬은 '무뚝뚝하다', '어렵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선수들이랑은 이야기 많이 하는데…. 사실 잘 모르는 사람들과는 할 이야기가 없어서 말을 안하는 것 뿐이다. 안면을 터야 편하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솔직히 처음 본 사람에게 말을 걸 만큼 넉살있는 성격이 아니라 그렇다. 원래 좀 틱틱대기도 한다."

-광주에서의 생활은 익숙해졌나.

"광주에서는 주로 집에만 붙어있는다. 아는 사람이 없어서 잘 안나가게 된다. 범호는 유부남이라 잘 못나오니까(웃음). (나)지완이랑 밥먹고, 커피 마시고 나 혼자 집에 있는다. (롯데시절) 부산은 워낙 어릴 때 부터 있던 곳이라 아는 사람도 많고, 아는 곳도 많은데 광주에서는 혼자 돌아다니기도 뻘쭘하다. 사람들이 알아보는 것은 신경쓰지 않지만 혼자서 갈 데가 없다. 또 사람 많은 곳은 잘 안간다."

-가족들과 떨어져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 결혼 계획은.

"결혼을 빨리 하고는 싶은데 이게 참 생각대로 안된다. 부모님은 아직 부산에 사신다. 내가 삼성에서 롯데로 옮겼을 때는 그 다음해에 바로 부산으로 이사를 오시더니 광주는 안오시겠다고 한다(웃음). 아무래도 부모님이 연세도 있으시고, 부산에 친한 사람들이 많다. 광주로 이사를 오면 다시 환경에 적응해야 하니까 이해한다."

-아직 한번도 우승을 못해봤다. 언제쯤 할 수 있을까.

"선수 중에 우승 욕심 없는 사람은 없다. 은퇴하기 전에는 기회가 오지 않을까."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김주찬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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