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소현 기자] 호스트 심형래를 주축으로 버무린 패러디 비빔밥이었다.
21일 방송된 tvN 'SNL 코리아' 시즌 6의 첫 호스트로 심형래가 등장했다. 설 특집에 걸맞는 '특급' 게스트였다. 이날 호스트로 나선 심형래는 오프닝부터 "신동엽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고 소감을 전하며 파리 흉내, 펭귄 흉내에 이어 특유의 봉술 개그를 선보였다. 후배 김준현과 함께 합을 맞춘 그는 녹슬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후 심형래는 '아티스트 심형래'를 통해 과감한 셀프 디스를 선보였다. 과거 영화 '디워' 개봉 당시 '디워'에 대한 강한 비판으로 화제가 되었던 진중권(정성호 분)에게 자신의 영화들을 소개했다. 그는 '아저씨'에서는 직접 원빈을 따라한 영구 아저씨로 변신하기도 했고, '엽기적인 그녀'에서는 우뢰매가 되었다. 영구없이도 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소개한'엑소시스트'에서는 아리랑을 통해 퇴마를 하는 내용을 다뤄 '디워' 애국심 마케팅 논란을 짚어냈다.
'불후의 영구'는 KBS 2TV '불후의 명곡'을 따와 심형래를 따라하는 코너로 꾸몄지만 실상은 심형래를 가차없이 '디스'하는 코너였다.
안영미는 '에이핑구'를 통해 영구 없다 대신 "가슴이 없다"고 외치며 웃음을 자아냈지만 이들은 정작 영구가 누구인지 모르는데다 그가 만든 '디워'를 '핵노잼'이라고 평가했다.
유세윤은 '구드래곤'으로 나서 지드래곤의 '굿보이' 멜로디를 영구의 유행어인 '띠리리띠띠리'로 표현했다. 큰 웃음을 자아냈지만 심형래는 "영구 특유의 귀여움이 없다. 저질이다"라고 혹평을 전했고 유세윤은 "내가 저질이면 선배는 극혐이다"라고 받아쳤다.
조용필을 떠올리게 하는 '조용구'가 된 정성호는 "노래를 중간에서 끊고 혹평하는 이유는 나에게 임금을 주지 않으려고 그러는 것 아니냐. 노답"이라고 논란이 되었던 심형래의 임금 체불문제를 언급했다.
정상훈은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를 패러디해 야누스처럼 반만 영구의 모습을 선보여 심형래의 극찬을 받았지만 앞서 심형래가 칭찬인 줄 알고 수용했던 핵노잼, 극혐, 노답 이라는 평가를 받아 황당해하는 모습이었다.
'직캠 중독'은 EXID를 위한 코너였다. EXID는 누군가 카메라를 틀거나 화면을 봐야하는 경우마다 달려나와 화제가 된 '위 아래' 안무를 선보였다. 큰 웃음보다는 EXID의 특별출연을 통해 시선을 놓지 않도록 하는 모습이었다.
'나쁜 여자들'은 OCN 인기 드라마 '나쁜녀석들'을 재치있게 패러디했다. 강유미는 김상중으로 변신해 '나쁜 여자들'을 모아 악플러들을 처단했다. 드라마 '왔다 장보리'의 악역 연민정과 배우 클라라를 패러디한 클날라, 마장동 욕할매가 한 팀을 이뤘다. 배우 김가연은 악플러 전문가로 등장해 악플러를 잡는 노하우와 함께 절대 선처하지 않는 모습으로 환호를 자아냈다.
'허삼관'은 하정우 주연의 영화 '허삼관'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허삼관으로 변신한 신동엽은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자신의 자식이 아닌 일락(김준현)을 혼내며 웃음을 만들어냈다. '허삼관'의 마무리는 심형래가 펼치는 슬랩스틱 코미디였다. 쉼없이 슬랩스틱 코미디를 펼치는 심형래를 보며 자신의 친아버지로 인정하지 않겠다며 일락은 고개를 저었다.
'나는 개그맨이다'는 MBC '나는 가수다'를 촘촘하게 닮아있는 코너였다. 정종철, 심현섭, 이봉원, 심형래, 황기순등이 나서 추억의 개그들을 선보였다. 첫 경연자로는 옥동자 정종철이 등장해 특유의 코믹한 댄스와 벨소리, 진동소리등을 흉내내며 감탄을 자아냈다. 심현섭은 사바나의 추장으로 변신해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황기순은 '나는 가수다'의 이수 하차 논란을 패러디했다. 과거 도박 물의로 거센 비난 여론에 직면에 경연에 참가할 수 없다고 밝힌 것. 시커먼스 이봉원은 관객들의 이름이 박미선이라고 연거푸 이야기하자 집에서 하지 않은 설거지가 떠오른다며 쓰러지는 모습이었다. 심형래는 "영구 없다"라는 단 두마디로 사람들을 웃음과 감동의 도가니에 빠뜨리는 듯 했으나 정말로 실종상태가 된다는 결말을 보였다.
'글로벌 위켄드 와이'에서는 연인간 성관계 동영상 유포, 중국 춘절 풍경, 어린이 택배, 열정페이, 폐기물 달걀 재활용, 화병 환자수 증가까지 골고루 다뤘다. 김준현과 리아의 진행이나 각국의 리포터로 변신한 크루들의 모습은 재치있었다. 그러나 많은 이슈를 다루기 보다는 적은 이슈를 'SNL'다운 날카로운 칼날로 재단할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느껴졌다.
글로벌 초대석에는 최근 K리그에 투자를 할 수도 있다고 알려진 아랍의 대부호 만수르로 정성호가 분해 웃음을 자아냈다. 안영미는 부탄의 시사평론가 아프니까나 청춘이다르로 변신해 '고민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전해 자기계발서들이 주장하는 내용들을 재치있게 비꽜다.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등장해 코미디를 선보인 심형래에게 성역이란 없는 듯했다. 그가 출연한 부분은 '디스'의 연속이었다. 쉰일곱의 개그맨은 자신이 웃음거리가 되는 것에 주저함이 없었다. 자신이 불러일으킨 논란들을 모두 가감없이 감싸안으며 웃음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핵노잼', '극혐', '노답'이라는 표현들이 그를 수식했지만 그가 얼마나 우리에게 큰 웃음을 주었던 개그맨이었는지 다시금 상기시켰다. 이제 더이상 그는 '영구'를 말하지 않지만 심형래는 남아있었다.
설날 특집에 걸맞게 가족들이 함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인물들이 대거 특별출연해 몰입도를 높인 것도 인상적이었다. 옥동자, 사바나의 추장, 시커먼스등은 'SNL' 이전의 공개 코미디는 어떤 것이었는지 떠올릴 수 있게 해주었다.
한편 'SNL 코리아' 시즌 6는 3회 호스트로 가수 에일리를 예고했다.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SNL 코리아' 시즌 6 ⓒ tvN 방송화면]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