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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희 "연기의 즐거움 알게 된 30대, 하루하루가 기뻐" (인터뷰)

기사입력 2015.02.22 07:55 / 기사수정 2015.02.22 01:31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얼마 전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왕의 얼굴'을 성공적으로 마친 조윤희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도 밝아보였다. 종영 후에도 계속된 영화 촬영 준비와 빡빡한 인터뷰 일정. 장염까지 앓을 정도로 몸은 고됐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사실만큼은 스스로를 미소 짓게 하기 충분해 보였다.

드라마 종영 후 일주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조윤희를 만나 못 다한 '왕의 얼굴' 이야기와 연기, 일상에 관한 소소한 대화를 나눠봤다.



▲ "'왕의 얼굴', 평생 함께 할 동료들을 만나게 해 준 작품"

'왕의 얼굴'에서 조윤희는 조선시대라는 신분제사회에서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며 21세기 적인 삶을 살아간 김가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광해(서인국 분)를 향한 애절한 순애보는 물론, 남장에 액션까지 펼쳐 보이며 조윤희의 매력을 고스란히 드러낸 작품이었다는 평을 얻었다.

조윤희의 지난해 마무리와 올해의 시작 역시 '왕의 얼굴'과 함께였다. 그는 "정말 행복했다. '과연 사극을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그동안 사실 좀 피하기도 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걱정했던 것보다 무사히 잘 끝낼 수 있었고, 무엇보다 좋은 스태프들과 평생 함께 할 수 있는 동료들을 만난 것 같아서 기쁘다"며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내비쳤다.

무엇보다 조윤희는 가희를 통해 캐릭터와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지혜롭고 당찬 것은 물론, 효심까지 가득한 가희의 모습은 '정말 제대로 연기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불러일으켰다.

그동안의 여정을 돌아본 그는 "나만 놓고 보면 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더 깊이 있고 디테일하게 표현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직은 그런 내공이 좀 부족했던 것 같다"고 겸손한 대답을 내놓았다.

'왕의 얼굴'이 조윤희에게 준 선물은 또 있었다. '오픈마인드'를 갖게 해 준 것. 조윤희는 "이전에는 작품을 할 때마다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게 조심스럽기도 하고, 조금은 어려웠다. 그런데 이제는 내가 먼저 거리낌 없이 대하려고 하는 게 스스로도 느껴진다. 특히나 '왕의 얼굴'을 하면서는 (이)성재 오빠나 인국이처럼 다른 배우들이 스태프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친근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더할 수 있게 됐던 것 같다"며 느낀 점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또 조윤희는 극 중에서의 남장을 통해 미소년 같은 예쁘장한 외모로 시청자들에게 '잘생쁨(잘생기고 예쁨)'이란 말을 들었던 것에 대해서도 "그 말 정말 좋다"며 호탕하게 웃어 보였다. '잘생쁨'과 '예쁨' 중 꼭 한 가지만 선택해야 한다면 무엇을 고르겠냐는 질문에는 "앞으로 계속 여자 역할을 할 거니까 예뻐야 한다"고 답하며 내숭 없는 소탈한 매력을 뽐내기도 했다.



▲ "일이 재밌어진 30대,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것"

조윤희는 '왕의 얼굴'에서 자신이 연기한 가희처럼 강인하고 진취적인 여자가 되고 싶었다. 그는 "예전의 나는 좀 소극적인 사람이었다. 그렇지만 사람들 앞에서는 더 적극적이고 리더십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 면에서 가희랑 더 닮고 싶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두렵다'는 것. 사실 20대 때 조윤희의 발목을 잡고 있던 단어이기도 하다. 망설이기만 하다 본인에게 찾아온 기회를 잡지 못한 적도 있었고, '내가 이 일과 맞지 않나?'라는 고민과 끊임없이 마주서야 했다.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한 것은 30살이 넘은 후부터. 올해 한국나이로 34살이 된 조윤희는 "30대가 되니까 그때부터 일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그러니 일도 재밌어지고, 스스로도 자신감이 생기더라. 30대가 되서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방이숙처럼 잘 맞는 역할도 만나고, 사람들이 좋게 봐주고 하니 일에 대해 재미도 느끼고 욕심도 생겼다. 그러니 얼굴도 이렇게 점점 밝아지는 거다"라고 그간의 시간을 돌아봤다.

여기에는 조윤희만의 '긍정 마인드'도 한 몫을 보탰다. 실제 나이가 언급되기 전까지 그를 본래 나이대로 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만큼 동안 외모를 자랑하는 조윤희에게 비결을 묻자 "마인드컨트롤을 정말 많이 한다. 늦게까지 노는 것을 자제하고, 먹고 싶은 것을 잘, 많이 먹는다. 기본적으로 몸에 나쁜 걸 하지 않으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나이가 들어가며 오히려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는 조윤희는 "20대 때는 막연히 나이 앞에 '3'자가 들어가면 두려울 것 같았는데, 막상 돼 보니 그렇지만도 않더라. 누군가가 다시 20대로 돌아갈 것인지 물어도 30대를 산다고 할 것 같고, 40대와 50대가 돼도 그만큼 이 시간들이 내 인생에서 기억에 남고 그리울 것 같다"며 현재 이 시간들에 소중한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앞으로 그리고 있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 "개인적인 나보다는 일을 하는 나에 대한 욕심이 더 크다. 스스로도 일로 인정받을 때 더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대중이 '계속 보고 싶은 배우'라고 나를 기억하고 생각해주신다면 좋지 않을까"라며 "개인적으로는 결혼할 나이가 됐으니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도 좋지만, 그래도 일단은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웃음 지었다.

'기다리는 이에게 기회는 꼭 온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조윤희. 어렵고 힘들었던 시간이 있었기에 현재의 순간순간들을 더욱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그가 앞으로 보여줄 무궁무진한 모습들이 기대된다. 조윤희는 영화 '조선마술사'를 통해 조만간 대중과 다시 마주할 예정이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조윤희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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