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5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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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일夜화] '호구의 사랑', 명랑과 순정 경계의 재기발랄 만화

기사입력 2015.02.10 07:00 / 기사수정 2015.02.10 01:13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소현 기자] 만화를 보듯 유쾌하고 발랄한 첫 방송이었다.

9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호구의 사랑' 첫 회는 한 편의 만화와 같았다. 표민수PD가 유쾌하게 이번 드라마를 연출하려고 했던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첫 회에서는 각자의 캐릭터를 뚜렷하게 드러내면서도 만화적 연출이 눈에 띄었다.

국가대표 수영여신인 도도희(유이 분)는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거두며 승승장구했지만, 만년 2인자인 것에 자존심이 상했다. 분을 삭이지 못하고 먼저 선수촌을 떠나버렸지만 이후 수영 국가 대표팀이 귀국하는 현장에 나타나 자연스레 손을 흔들며 환영 인파를 맞이하는 앙큼한 모습도 선보였다.  

퍼주는 사랑에 익숙한 강호구(최우식)는 자신과 한강에 소풍을 나왔다가 남자친구의 외제차를 타고 돌아가는 '썸녀'를 향해 "남자친구도 오빠고, 친오빠도 오빠고, 나도 오빠면 수능칠 때 언어영역에서 가르쳐줬어야 했다"고 울분을 토하며 '호구'다운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호구의 여동생 강호경(이수경)은 쉽게 남자를 만나고 헤어지는 연애고수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집에 도착해 화장을 지우고나면 180도 달라지는 그는 한강 유람선, 삼청동 맛집, 남산타워 등이 그린라이트가 아니냐는 물음에 고유명사에 의미를 부여하지 말라며 단호하게 선을 그어 자연스러운 웃음을 유발했다.

우연히 도로에서 도희와 마주친 호구는 한 눈에 그를 알아보고 자신의 뷰파인더에 그녀의 모습을 담으며 자신만의 순정을 간직했다. 이후 호구는 도희를 보기 위해 고등학교 동창회에 참석했지만, 보험설계사가 된 친구로부터 보험 가입을 하고 본의 아니게 아르바이트생으로 오해받는 등 험난한 시간을 보냈다. 집에 가려던 호구는 뒤늦게 도착한 도희와 만나 함께 한강을 걸으며 잠시 잠깐 회포를 풀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각자 잊어버리고 싶은 것들을 우유곽에 담고 일어섰고, 이내 바다수영을 이야기하는 도희의 손을 붙잡고 바다로 함께 향하는 호구의 모습이 그려졌다. 특히 드라마 말미에 도희가 잊어버리고 싶어했던 것으로 두 줄이 선명한 임신 테스트기가 등장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호구의 사랑'은 만화적 연출이 특히 눈에 띄었다.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 했다. 호구의 상상 속에서 '썸녀'의 남자친구 차를 향해 김밥을 내던지고 차 위에서 날뛰는 장면을 시작으로 호구의 고등학생 시절 도희가 전학오던 순간을 담은 장면이 특히 애니메이션 그 자체였다. 남학생들이 도희를 미어캣처럼 바라보는 모습은 실제로 그렇게 표현을 하며 색다른 볼거리를 주었다.

호구가 만화대여점의 도둑을 잡는 장면도 같은 맥락에서 흥미로움을 주는 연출이었다. 일상적인 추격전의 연출이 아닌 1인칭시점에서 더 극단적이고 다이나믹한 장면을 선사하며 나름대로 보는 재미를 주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엿보였다. 낯익은 가요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한 것도 나쁘지 않았다.

앞서 방송됐던 '일리 있는 사랑'과는 180도 다른 분위기로 유쾌하게 시청자들을 만났다. 이제 각기 캐릭터가 가진 매력은 어느 정도 선보였다. 진짜 이야기는 다음화부터 본격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호구의 사랑'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 명랑만화와 순정만화의 경계를 오갔다. 출연진들의 연기는 모자람이 없었고 연출은 흥미로웠다. 이제 하염없이 퍼주는 착한 '호구'의 '사랑'이 모두를 납득시킬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모인다.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호구의 사랑 ⓒ tvN 방송화면]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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