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모델의 색깔이 짙었던 김영광에게 SBS 수목드라마 '피노키오'는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을 이끈 고마운 작품이다.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영광은 '피노키오'가 시원섭섭한 작품이었다고 밝혔다. 극 중 재벌 2세 기자 서범조로 분한 김영광은 캐릭터가 초반에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자신에 대한 실망감이 주 요인이었다. 준비는 많이 했지만 서범조 캐릭터 구현이 단순했고, 다른 배우들과 어울리지 못한 듯한 인상이 짙어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것. 의도대로 되지 않아 멈추고 싶었지만 어떻게든 헤쳐 나가고 싶었다.
채찍질을 가한 김영광은 후반부부터 시청자들에게 본격적으로 각인됐다. 지극히 착했던 서범조의 각성이 일며 진한 여운을 남겼기 때문. 김영광은 "어머니와 사회에 대한 아픔을 느낀 서범조가 가혹할 정도로 어머니의 이면을 고발하게 된다. 그래서 나도 연기할 때 더욱 와 닿았다"고 말했다.
특히 18~19회는 김영광의 '피노키오'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웅크렸던 서범조가 본격적으로 치고 나온 것. 바탕에는 김영광의 연기력도 한몫했다. 감정을 요하는 연기를 묵직하게 해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그는 "사실 촬영 당시에는 더 신경을 써서 해야 했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런데 '성장했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고,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았다. 의외의 칭찬에 연기를 놓지 않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 뿐이다"고 밝혔다.
함께했던 배우들을 생각하면 웃음꽃이 핀다. 신입기자 4인방인 이종석, 박신혜, 이유비와의 우정은 두터워졌다. 영화 '피끓는 청춘'에서 항상 때리기만 해 미안했던 이종석은 연기에 대한 열정이 넘쳐, 본 받고 싶은 후배다.
털털하고 주변 사람을 잘 챙기는 박신혜는 힘들 때마다 이야기를 나누고 위로도 해주는, 배려심 깊은 동생이다. 주체할 수 없는 끼의 소유자 이유비는 웃음이 많은 긍정적인 마인드의 소유자다. 촬영 때 4인방이 모이면 항상 웃음이 그치지 않았단다. 벌써부터 그리울 정도다.
좋은 연기자 선배들도 만났다. 대선배 김해숙의 아들로 캐스팅돼 다행이라는 김영광이다. 그만큼 김해숙의 아우라는 엄청났다. 리허설에서 조언을 많이 받았고, 항상 말동무가 되고자 했다. 유쾌한 김광규도 따르고 싶은 선배다. "혼자 사는 사람이다"며 장난을 쳐도 잘 받아줬고, 만날 때마다 살갑게 대했다.
'굿닥터', '아홉수 소년', '피노키오' 등 김영광은 착한 남자 역을 주로 맡아 키다리 아저씨의 향기가 짙은 것이 사실이다. 연기에 대한 욕구가 샘솟는 요즘, 향후 행보를 위해 다양한 역할을 맡고 싶은 바람이다.
악역, 마초 등을 거론한 김영광은 다채로운 얼굴을 만들어 신뢰감을 쌓고 싶다. 선한 인상의 김영광은 "이제는 그만 웃고 다녀야겠다"고 농담을 건넨다. 차근차근 밟아가며 훗날 원톱 배우를 꿈꾸는 김영광의 욕심은 커져만 간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김영광 ⓒ 에이치엔에스에이치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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