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9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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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얻은 것 많은 슈틸리케호가 나아갈 길

기사입력 2015.02.01 07:00 / 기사수정 2015.02.01 02:15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55년의 한을 풀기 위해 나섰던 슈틸리케호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호주와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잘 싸웠지만 전반과 연장 전반에 내준 실점에 준우승을 기록했다. 

정말 잘 싸웠다. 한국은 31일 호주 시드니의 호주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호주에 1-2로 패했지만 진정한 주인공이었다. 8만4천석을 가득 채운 노란 물결에 가장 빛난 붉은 장미였다. 

목표로 했던 우승은 놓쳤지만 한국 축구가 가장 부족했던 부분이 말끔히 사라졌다. 한동안 한국 축구를 정의하는 단어로 정신력과 투혼이 대표했다. 때로는 기술과 경기력 없이 그저 정신무장만 강조한다는 비판에 사로잡혔지만 최근 몇 년간 한국 축구에 가장 부족하고 원했던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축구는 잃어버렸던 색깔을 확실하게 찾았다. 선수들은 볼을 예쁘게 차거나 점유율을 높이는데 열중하지 않았다. 투박하더라도 전진하려 애를 썼고 유니폼이 더러워지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몸을 날려 상대의 슈팅을 막았다. 조별리그 1차전부터 호주와 결승전까지 이 색깔은 계속됐다. 

한동안 사라졌던 절박함을 대표팀이 모두 공유하면서 저절로 한국 축구는 강해졌다. 호주로 출발하기 전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아시아 3위다"라는 말로 철저하게 자세를 낮췄던 슈틸리케 감독은 대회 도중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팀"이라고 평가를 바꿨다. 선수들의 눈과 행동에서 달라짐을 먼저 느꼈기 때문에 가능한 달라짐이었다. 

이를 두고 늪축구라 불렀고 정신력과 실리를 확실하게 챙기는 모습은 그동안 토너먼트 무대에서 늘 무너지던 과거의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았다. 비록 55년의 숙원은 풀지 못했지만 결승 무대도 27년 만에 밟을 만큼 한국은 분명 달라졌다.

아쉽지만 대회는 끝났다. 그러나 우승컵보다 더 큰 것을 얻었다. 한국 축구가 가져가야 할 카드를 확실하게 손에 넣었고 더 채워야 할 부족함도 함께 확인했다. 이제 슈틸리케 감독과 한국 축구가 나아갈 길은 늪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다. 

세부적인 공격 전술을 다듬어야 하고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는 날카로움도 장착해야 한다. 조금 더 정확하고 신중한 색깔을 팀에 넣는다면 4년 뒤 충분히 우승에 대한 꿈을 꿀만 하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 ⓒ AFPBBNews=News1]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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