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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월드컵과 亞컵 연이은 실패, 고개 숙인 일본

기사입력 2015.01.24 00:59 / 기사수정 2015.01.24 01:32

김승현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월드컵의 실패를 만회하려던 일본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일본은 23일(한국시간) 열린 아랍에미리트연합(UAE)와의 2015 호주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전을 1-1로 마친 뒤 승부차기에서 4-5로 패했다. 일본은 1996년 UAE 대회 이후 19년 만에 준결승에 오르지 못하며 일찍이 짐을 싸게 됐다.

일본은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C조에서 1무 2패의 성적으로 최하위에 위치, 처참한 패배감을 맛봤다. 호기롭게 4강을 외쳤던 일본은 세계의 벽을 실감하며 굴욕을 안았다. 대회가 끝난 뒤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이 물러나고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이 부임하며 새 기운을 불어넣고자 했다. 일본축구협회는 공수 전환이 빠른 멕시코의 축구 스타일을 접목시켜 줄 적임자인 아기레 감독의 역량을 기대했다.

브라질월드컵의 슬픈 기억을 반면교사로 삼아 2018 러시아 월드컵 준비에 박차를 가하던 일본의 행보는 감독 선임이 지지부진했던 한국과 비교됐다. 일본의 발빠른 행보는 부러움을 샀고, 멕시코 출신의 명장과 한 차례 고개를 숙인 황금 세대의 궁합은 순항을 예고할 만큼 순조로워 보였다.   

그 첫 시험대가 바로 아시안컵이었다. "우승 후보인 일본은 반드시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당차게 출사표를 내던진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의 말을 뒷받침하듯, 해외도박업체와 유수의 언론, 그리고 경쟁 국가의 선수들은 일본을 우승 1순위로 꼽으며 힘을 실었다.

아시안컵 4회 우승으로 최다 우승을 자랑하던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팔레스타인, 이라크, 요르단을 가볍게 누르고 8강에 진출, 2011년 카타르 대회에 이어 2연속 우승을 향해 닻을 올렸다. 애석하게도 순항은 여기까지였다. 8강에서 만난 다크호스 UAE는 예상외로 강했다. 총 35회의 슈팅을 퍼붓고도 한 차례만 골망을 흔든 빈약한 결정력이 발목을 잡았다. 일본은 결국 승부차기에서 패하며 눈물을 떨궜다.

UAE전은 사실상 브라질월드컵 그리스전의 재판이었다. 당시 일본은 상대 선수가 한 명이 퇴장당하면서 수적 우위를 점했다. 코트디부아르전에서 역전패를 당한 일본은 승점 3점을 챙겨야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었다. 18회의 슈팅으로 그리스를 두드린 일본은 끝내 골문을 열지 못하며 헛심만 썼다. 반드시 잡아야 할 경기에서 빈공에 시달리는 문제점은 아시안컵에서도 되풀이 됐다. 

아울러 아기레 감독이 승부조작 혐의로 논란에 휘말리고 있어 시끌벅적한 잡음을 유발하는 점 또한 경기력 난조에 버금가는 문제로 꼽힌다. 결백을 주장하고 있지만, 고발장이 수리되면 스페인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다이니 구니야 일본축구협회장은 아기레 감독의 유임 방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지만, 일본 언론은 "4강 진출에 실패하면 해당 사건과 관계 없이 경질될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시안컵의 실패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떠안고 있는 일본의 현주소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카가와 신지 ⓒ 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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