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돈으로 만들어진 '외인 구단' 카타르가 3전 전패로 조기 탈락했다. 당장 7년 뒤에는 세계 축구인의 축제 월드컵을 개최해야 하는 장본인들인데 아직도 갈길이 멀다.
호주에서 열리고 있는 2015 아시안컵에서 카타르에게 허락된 경기는 단 3경기였다. C조에 속했던 카타르는 황금세대를 앞세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게 1-4로 완패하더니 이란과 바레인에게 0-1, 1-2로 각각 패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지난 2011년 자국에서 열린 대회 이후 4년이 지났지만 성장보다는 퇴보됐다. 앞선 대회에서 조별리그 2승으로 8강에 올랐던 사실을 기억한다면 모든 기록 면에서 오히려 하향세를 그리고 말았다.
이번 대회에서 카타르의 탈락이 관심을 받는 이유는 그들이 월드컵 개최국이기 때문이다. 개최국의 요건에 축구실력도 포함되지는 않지만 암묵적으로 축구계는 개최국들에게 일정 수준의 전력을 요구해 왔다.
이는 월드컵 흥행의 성패를 가를 중요한 변수였고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원동력을 의미했다. 개최국들이 좋은 성적을 거둘수록 월드컵 경기를 찾은 관중수는 더욱 늘어났고 2002년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많은 나라들이 이를 직접 증명해 보인 바 있다. 개최국에 대해 박힌 인식은 카타르를 주목하게 된 원인이 됐다.
카타르는 이에 맞춰 특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나름대로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들이 생각해 낸 수단은 돈이었다. 리그에 많은 돈을 투자했고 오일머니를 앞세운 선수 귀화에도 열성적이었다. 카타르 축구 실력을 단기에 끌어올릴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이 내부의 판단이었다.
이번 호주 아시안컵에서도 카타르는 11명으로 가장 많은 인원의 귀화 선수들을 대동했다. 2011년 아시안컵에서 누렸던 '외인 효과'를 다시 한번 누려보겠다는 각오였다. 아프리카 선수들이 대다수 포함된 카타르는 마지드 모하메드(수단), 모하메드 문타리(세네갈) 등을 앞세워 8강 진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카타르의 생각대로 경기가 풀릴 리 없었다. 축구실력은 돈을 주고 살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대회였다. 마음이 맞지 않았던 외인의 카타르 대표팀은 모래알 조직력을 그대로 노출하면서 3전 전패라는 최악의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많은 기대를 안고 지휘봉을 잡았던 자멜 벨마디 대표팀 감독의 미래도 알 수 없게 됐다.
벨마디 감독은 "우리는 많은 기대를 가지고 이곳에 왔지만 3경기에서 완전히 졌다. 결과가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것이 우리의 수준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어쩌면 우리는 1년 동안 너무 많은 경기를 한 것이 문제였을 지도 모른다"며 착잡해 했다.
아시안컵에서 성장세를 확인하지 못한 카타르는 앞으로의 7년이 중요해졌다. 사령탑을 경질, 교체할 경우에는 다시 새 판을 짜야 하는 등 전력을 급성장시키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당장 3월부터 시작될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예선도 막막하다. 과연 카타르 축구에도 봄날이 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아시안컵에서 조별리그 탈락한 카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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