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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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은 "'올슉업', 저의 성장 가늠하게 해줬죠" (인터뷰 ①)

기사입력 2015.01.06 07:25 / 기사수정 2015.01.06 03:15

조재용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재용 기자] "무슨 생각으로 그동안 레슨을 안 받았을까요? 정말 창피해요." 뮤지컬배우 정재은에 던진 첫 질문의 대답은 의외였다. 불과 2년이 채 안 되는 시간, 앙상블에서 연달아 대작들의 주연을 꿰차며 흥행몰이에 성공한 그는 자신의 공연이 불만족스럽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28일 개막한 뮤지컬 '올슉업'은 엘비스 프레슬리의 히트곡 중 24곡들을 엮어 만든 쥬크박스 뮤지컬이다. 극 중 정재은은 나탈리와 에드 1인 2역으로 분해 엘비스 역에 캐스팅된 가수 손호영, 김동준, 산들, 유권 등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공연이 한 달 조금 넘은 시점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정재은은 공연과 레슨을 병행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반갑게 첫 인사를 건낸 그였지만 공연 이야기가 나오자 금세 시무룩해졌다.

"아직도 한참 부족해요. 레슨을 받고 있는데 몸의 정리가 안 되는 것 같아요. 한동안 받지 않던 노래와 춤 레슨을 받고 있어요. 극 중 남자인 에드와 여자인 나탈리의 목소리 바꾸는 것은 정말 힘드네요. 목소리를 바꾸는 포인트를 알면 될 것 같은데 그것이 해결이 안 되고 있어요(웃음)."

정재은은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의 여주인공 메르세데스 역을 시작으로 '해를 품은 달', '태양왕', '모차르트'에 이어 이번 '올슉업'까지 4작품을 연달아 쉼 없이 달리고 있다. 이에 그는 넙죽 감사한 일이라며 해맑게 웃어 보였다.

"'모차르트' 지방공연을 다닐 때 '올슉업' 오디션을 봤어요. 좋은 작품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오기도 했고 늘 하던 시대극이 아니라서 끌렸어요. 반년 동안 작품 3개를 한꺼번에 하면서 1~2주 정도 재정비를 하고 싶었던 차에 '올슉업'에 합류하게 됐어요. 오디션 본다고 다 붙는 것도 아닌데 넙죽 감사할 일이죠(웃음)."  

정재은은 '올슉업'을 통해 그간의 청순가련한 이미지에서 털털하면서도 중성적인 이미지로 탈바꿈했다. 무대를 자유롭게 활보하는 정재은의 연기변신이 꽤 인상적이다. 그 역시도 지금 모습이 편하단다.

"'올슉업'을 하면서 '신나보인다', '즐거워 보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어요. 여성스러운 캐릭터를 많이 해왔는데 저는 원래 털털하고 짓궂어서요. 본연의 제 모습을 이제야 찾은 것 같아요."



정재은은 '올슉업'의 가장 큰 매력으로 '중극장'이라는 점을 꼽았다. 섬세한 표현을 하고 싶어서다. 내로라하는 국내 대형 극장 무대에 선 정재은은 오히려 제자리걸음인 것 같았다고 말했다.

"중극장이나 소극장 공연을 꼭 해보고 싶었어요. 그간 작품들에서는 제가 얼마만큼 하는지 젤 수 없는 시기였던 것 같아요. 선배들이 소극장이나 창작뮤지컬을 할 수 있으면 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올슉업'을 통해 '내가 이만큼은 할 수 있구나, 이것은 못하는구나' 하는 것을 확실히 느꼈어요. 덕분에 제가 발전하는 데 있어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됐어요."

정재은에게 '올슉업'의 상대 배역도, 작품의 크기도 중요치 않았다. 극장이 작아질수록 감동을 주기 어렵다는 두려움이 더 컸다. 늘어난 분량과 주어진 책임감을 이겨내는 것이 관건이었다.

정재은은 이를 매회 공연에 오시는 어머니의 모니터를 100% 수렴하면서 극복하고 있었다. 조명, 숨소리까지 신경 쓰며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향의 캐릭터를 그려가고 있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정재은의 다음 공연은 만족스러울 수 있을까.

"그동안 어떻게 대극장 무대에 섰나 싶어요(웃음). 그 전 제 공연을 보신 관객들에게 정말 죄송해요. 레슨하면서 무대를 다시 틀어놓고 듣는데 정말 못하더라고요(웃음). 사람마다 만족하는 기준이 있잖아요? 아직은 만족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오늘은 어제보다 더 나은 공연 할 수 있겠죠?(웃음)"

조재용 기자 jaeyong2419@xportsnews.com

[사진= 뮤지컬 '올슉업' 정재은 ⓒ 로네뜨]

조재용 기자 jaeyong241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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