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13명의 독일 분데스리거들이 아시안컵이 벌어지는 호주를 밟는다.
2015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이 오는 9일(한국시간) 화려한 문을 연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스펙은 어느 때보다 화려하다. 특히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이 늘어난 가운데서도 독일 리그 소속 선수들이 유별나게 많아 눈길을 끈다.
총 13명의 분데스리거들이 아시안컵 접수를 노린다. 독일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도 직접 이를 소개하면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13명 모두 우승후보국에 속해 그 의미는 더욱 남다르다. 분데스리거들의 활약 여부는 아시안컵 챔피언이 결정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엿보인다.
6명으로 가장 많은 '디펜딩챔피언' 일본
분데스리거들이 가장 많이 포진된 곳은 다름 아닌 일본이다. 지난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 디펜딩챔피언으로 나서는 일본 전력의 곳곳에는 분데스리거들이 자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카가와 신지(26, 도르트문트)가 손꼽힌다. 지난 시즌까지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던 카가와는 올 시즌 친정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둥지를 옮겨 다시 분데스리거가 됐다.
4년 전에도 아시안컵 정상에 섰던 카가와는 이번 대회 색다른 변신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공격이 아닌 중앙 미드필더로 시험대에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은 카가와를 더블 블란치의 한 축을 맡기는 등 최적의 역할을 찾고 있는 눈치다. 카가와의 변신이 효과를 보인다면 또다른 분데스리거 기요타케 히로시(25, 하노버)의 출전 기회도 자연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일본은 분데스리가 득점 순위 4위를 차지하고 있는 오카자키 신지(29, 마인츠)가 공격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이어 하세베 마코토(31, 프랑크푸르트)가 전체의 중심을 잡고 이누이 다카시(27, 프랑크푸르트), 사카이 코토쿠(24, 슈투트가르트) 등도 출격 기회를 노린다.
독일 달군 4인방, 한국의 55년 한 푼다
한국 대표팀에는 4명의 분데스리거들이 뛴다. 모두 하나 같이 분데스리가를 뜨겁게 달궜던 선수들로 대표팀에서도 중요한 역할들을 맡을 전망이다.
분데스리가 대표 날개로 자리잡은 손흥민(23, 레버쿠젠)은 대표팀 공격의 핵으로 나선다. 최근 원톱론이 잠시 고개를 들기는 했지만 오만과의 A조 조별예선부터 왼쪽 날개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독일에서 보여줬던 매서운 역습 스피드와 양발 중거리포를 가동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중원에서는 박주호(28, 마인츠)가 기성용 등과 함께 대표팀의 중심을 잡을 전망이다. 이전까지 왼쪽 풀백으로 활약했던 박주호는 분데스리가 무대를 통해 중앙 미드필더로 성공적으로 변신했다. 이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을 이끌었고 슈틸리케호에서도 좋은 인상을 남겨 아시안컵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외에도 구자철(26, 마인츠)이 부진탈출과 함께 지난 대회 득점왕으로서의 자존심을 보여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호펜하임의 왼쪽 수비수로 독일 무대에 연착륙한 김진수(23)의 발 끝 역시 지켜봐야 할 요소다.
경기감각이 관건인 호주산 분데스리거
호주에서도 3명의 분데스리거들이 출동한다. 하지만 우선과제가 있다.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활약하지 못한 탓에 경기감각을 빠르게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매튜 레키(24, FC잉겔슈타트)의 상황은 나은 편이다. 분데스리가 2부리그에서 뛰고 있지만 곧 호주의 간판 공격수로 떠올랐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부임 이후 호주의 세대교체 과정에서 레키는 확실한 눈도장을 받으면서 '사커루'를 이끌 재목으로 인정 받고 있다.
지난 브라질월드컵에서 큰 경험을 하고 돌아온 레키는 이번에 자국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노리는 호주에게 빠른 발을 바탕으로 한 매서운 공격력을 안겨다 줄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
손흥민과 한솥밥을 먹고 있는 로비 크루세(27, 레버쿠젠)는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던 브라질월드컵에 대한 아쉬움을 아시안컵에서 털고자 한다. 호주 유망주로 큰 관심을 받았던 크루세가 이번 대회에서 진가를 보여줄 수 있을 지도 호주 축구대표팀의 중요한 관심거리다.
미첼 랑거락(27, 도르트문트)은 호주의 골문을 지킬 예정이다. 도르트문트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한 랑거락은 마크 슈왈처(43) 이후 확실한 후계자를 찾지 못한 호주에 확실한 대표 수문장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지가 화두다.
김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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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손흥민, 카가와 신지, 박주호, 미첼 랑거락 ⓒ 엑스포츠뉴스,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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