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강소라, 전석호, 강하늘 ⓒ tvN 방송화면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tvN 금토드라마 '미생'은 참 특이했다. 그 흔한 키스신이 단 한 장면도 없었기 때문이다. 웹툰 원작이 드라마화로 된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일각에서는 '또 러브라인이 포함되지 않겠느냐'는 우려 섞인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미생' 제작진은 원작에 충실하면서 러브라인을 배제했고, 직장인의 애환을 담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연출을 맡은 김원석 감독은 원작과의 비교에 대해 "원작자가 의도했던 느낌에 벗어나지 않도록 윤태호 작가와 얘기 많이 했다"며 원작의 감성을 살리고자 했다고 전한 바 있다.
사내 연애, 그리고 경영권을 둘러싼 권력 암투를 주 소재로 다뤘던 것과 달리 사람 냄새나는 이야기에 더욱 주목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예쁜 외모를 지닌 안영이(강소라 분)는 넥타이맨들의 사랑 대신 꾸중을 들으며 성장해 나갔다.
정윤정 작가는 "어른들의 멜로를 그리는 것이 힘들어서 키스신과 같은 장면이 가장 어렵다. '미생'은 이러한 것이 없어 압박감이 없었다"며 "지상파에서 방영했어도 남녀 멜로는 배제했을 것이다. 남녀가 일을 열심히 하면 멜로가 개입될 여지가 없다"고 자신의 신념을 밝혔다.
장백기(강하늘)와 안영이가 서로 선물을 교환하면서 부끄러운 기색을 보이는 등 묘한 기류가 있기도 했지만, 그 이상을 다루지 않으며 삼천포로 빠지지 않았다. 직장인의 현실적인 삶을 현미경으로 보듯 들여다 봄으로써 공감을 얻었다. '미생'은 관례적인 러브라인 없이도 전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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