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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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국제시장', 당연한 희생이란 처음부터 없었다

기사입력 2014.12.01 07:15 / 기사수정 2014.12.01 01:37

조재용 기자
영화 '국제시장' 포스터 ⓒ CJ엔터테인먼트
영화 '국제시장' 포스터 ⓒ CJ엔터테인먼트


[엑스포츠뉴스=조재용 기자] "가장은 어떠한 경우에도 가족이 우선이다"

'국제시장' 속 주인공 덕수를 향해 덕수의 아버지가 외친 이 한마디는 덕수의 가슴 속에 깊이 새겨진다. 가장 평범한 아버지의 가장 위대한 이야기는 여기서부터다.

'국제시장'은 1950년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부산으로 피란 온 덕수(황정민 분)의 다섯 식구를 다룬다. 전쟁통에 헤어진 아버지를 대신해야 했던 덕수는 고모가 운영하는 부산 국제시장 수입 잡화점 꽃분이네에서 일하며 가족의 생계를 꾸려나간다.

덕수는 남동생의 대학교 등록금을 벌기위해 독일에 광부로 떠나고, 그 곳에서 간호자로 파견을 온 영자(김윤진)를 만난다. 둘은 함께 고국으로 돌아오지만 덕수는 또다시 가족의 생계를 위해 험난한 길을 떠난다.

아버지가 남긴 말대로 덕수는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다. 남동생의 대학등록금, 막내의 결혼자금…희생은 늘 덕수의 몫이다. 선장이 되고 싶다는 그의 꿈은 공허한 메아리가 된지 오래다. 하지만 오히려 덕수는 "자식들이 아닌 내가 겪어서 다행"이라며 괜찮다고 말한다.

윤제균 감독은 아주 천천히, 그리고 가슴깊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한다. 6.25전쟁. 독일 광부·간호사 파견, 베트남 전쟁,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4가지 사건을 차례로 관통하며 한국 근현대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냉혹한 현실이 불편할 수도 있으나 오히려 숙연해진다. 우리들의 아버지인 덕수는 거스를 생각도, 의지도 없이 그저 묵묵히 이를 견뎌낸다.

덕수 역의 황정민은 20대부터 70대 덕수까지 흔들림없는 연기를 소화하며 대단히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과시한다. 황정민의 덕수가 중심을 잡아줬기에 관객은 끝까지 몰입할 수 있다. 언론/배급시사회 당시 "살아보지 못한 70대의 연기가 가장 어려웠다. 70대 몸의 움직임, 자세, 생각 등이 정확하게 습득돼야 앞에 세대를 관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힌 황정민의 연기방향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국제시장'은 영화 내내 '공감'이라는 화두를 던진다. 영화를 통해 젊은 세대들은 부모님 세대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부모님 세대는 젊은 사람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여기에 실제 윤제균 감독의 아버지 성함이 윤덕수, 어머니 성함이 오영자 인것이 전해지면서 진정성이 더해졌다.

그렇다고 '국제시장'이 마냥 무겁기만 한 영화는 아니다. 윤제균 감독은 묵직함 속에서도 유머는 잃지 않는다. 덕수와 늘 함께 다니는 달구(오달수)와 막내 끝순(김슬기)이 전하는 깨알재미도 관전포인트. 덕수의 인생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줬다.

"이만하면 나 잘살았지요? 그런데 나 진짜 힘들었어요"…덕수의 마지막 울림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한편 '국제시장'은 '해운대' '1번가의 기적' '낭만자객'을 연출한 윤제균 감독이 5년 만에 메가폰을 잡았으며 황정민을 포함해 김윤진, 오달수, 장영란, 라미란, 김슬기 등도 '그 때 그 시절' 속에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가족의 구성원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오는 12월17일 개봉.

조재용 기자 jaeyong2419@xportsnews.com

조재용 기자 jaeyong241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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