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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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치홍 "재검 받아 현역 가는 이유는…" ①

기사입력 2014.11.26 01:44 / 기사수정 2014.11.26 02:52

나유리 기자

안치홍 ⓒ 엑스포츠뉴스DB
안치홍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벌써 프로 6년차. 한국시리즈 우승부터 최악의 슬럼프까지 두루 겪었지만, 그도 유니폼을 벗으면 인생에 대한 고민이 많은 평범한 스물다섯살의 청년이다. 

12월 4일 논산훈련소 입소를 시작으로 안치홍(25)의 군 생활이 시작된다. 4주간의 기초 군사 훈련을 마치면 2년간 그의 소속이 될 경찰 야구단 훈련이 기다리고 있다. 

입대를 9일가량 남겨둔 25일 안치홍은 뜻깊은 행사에 참석했다. 신인이었던 2009년부터 인연을 맺어온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 지난 6년간 안치홍의 후원에 고마움을 표시하는 의미로 감사패를 전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구리에서 머물고 있던 안치홍도 한달음에 내려왔다. 

안치홍의 시즌 안타, 도루 갯수로 기부금은 매년 달라졌다. 2009년 81만원을 시작으로 2010년 152만원, 2011년 128만원, 2012년 161만원을 기부했고, 성적이 좋지 않았던 작년에는 자진해서 2배로 기부금을 늘렸다. 그래서 6년간 총 1092만원이 어린이재단에 전달됐다. 이 기부금은 모두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야구 꿈나무에게 전달됐다.

1092만원이 누군가에게는 적은 돈일 수도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마음을 울리는 큰 돈이다. KIA 관계자는 "치홍이가 신인 시절 자신이 먼저 어려운 친구들에게 기부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정말 마음 씀씀이가 고운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행사가 끝난 후 챔피언스필드에서 안치홍을 만나 지난 6년을 짧게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예상 시간을 훌쩍 넘길만큼 솔직하고 털털하게 속내를 털어놨다.

대학 진학을 앞둔 후원 학생이 안치홍에게 보낸 편지 ⓒ KIA 타이거즈
대학 진학을 앞둔 후원 학생이 안치홍에게 보낸 편지 ⓒ KIA 타이거즈


-스무살은 많은 나이가 아닌데, 어떻게 신인때 후원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는지 궁금하다.

"고등학교때 '서울고 후원회'가 있었다. 동기들 중에 형편이 어려운 친구들도 많았는데, 그 선수들을 많이 도와주셨고 용품도 지원해주셨다. 그걸 지켜보면서 내가 나중에 프로 선수가 됐을 때도 그런 일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꾸준히 했었다. 그리고 KIA에 온 후에 인연이 닿아 시작하게 됐다."

-본인이 도움을 받은 것도 아닌데? 그럼 기부금은 모두 야구를 하는 학생들에게 전달되나.

"그렇다. 내가 어렵게 자라지는 않았지만 어려운 친구들을 봤다. 지금 후원하고 있는 친구는 실제로 본 적도 있고, 이번에 감사 편지도 받았다. 이제 곧 대학 야구팀에 들어간다고 하더라."

-뿌듯할 것 같다. 오늘 어린이재단에서 마련한 행사 분위기 자체가 굉장히 훈훈하고 따뜻했다.

"사실 총 정리라고 하기에는 그렇고 중간 지점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할 날이 많으니까. 이렇게 크게 행사를 해주실 줄 몰랐다.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안치홍은 군 복무 중에도 매년 200만원씩 후원을 약속했다.)

-시즌 끝나고 어떻게 지냈나.

"그냥 쉬었다. 술도 좀 마시고(웃음). 특별히 여행을 갈 수 있는 시간은 안나더라."

-경찰 야구단 최종 합격 통보를 받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그래도 입영 통지서인데.

"군대는 누구나 다 가는거니까. 애초에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큰 감회는 없었다. 그냥…. 어차피 가야하는거. 솔직히 남자는 누구나 가는거지 않나.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첫 신체검사에서 몇급 판정을 받았는지?

"원래는 4급이었다."

-4급이면 현역 입대 대상이 아닌데.

"바꿨다. 직접 재검을 신청해서 현역 복무 판정을 받았다. 내 생각이지만, 공익근무요원을 하면 편하게 쉴 수는 있어도 인생에서 중요한 2년이 될 것 같지는 않았다. 경찰청이나 상무를 가고 싶어서 재검을 받았다. 만약 합격이 안됐다면? 나는 끝났다(웃음)."

-입대가 다소 갑작스럽기는 했다. 내년 혹은 내후년을 예상했었다.

"애초에 생각이 있었다. 원래는 작년에 가고 싶었다. 아시안게임 1차 엔트리에서 탈락하고 나서 더 깊게 생각했다. 올해 못가면 내년에도 못 갈 수 있는거고, 그렇게 되면 내 인생 자체가 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웃음). 아무래도 작년부터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으니까.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인 것 같아서 구단을 설득했다."

-조심스러운 질문인데, 군 입대가 알려지는 과정 중에 본의 아니게 '화제의 인물'이 되기도 했다. 마음이 마냥 편하지 못했을 것 같은데. 

"한 경기에 홈런 2개를 쳐도 실시간 검색어 1위를 못했었다. 그런데 그날 두 시간이나 1위였다. 그때 시점으로 한달정도 지난 일이었는데 갑자기 화제가 돼서 당황했었다. 솔직히 스트레스도 약간 받았다."

-그럼 이제는 괜찮나.

"괜찮다. 구단에서도 걱정하지 말라고, 신경쓸 일 아니라고 해주셨다. 그 당시 코칭스태프도 부담갖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이제 괜찮다."

-KIA 이야기를 하면, 작년보다 개인 성적은 대폭 향상됐다. 그런데 팀 성적은 그대로다. 

"연차가 쌓이면서 내가 팀에서 어느정도 역할을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니까 부담도 생기고 책임감이 커지더라. 그러다보니까 매년 최우선 목표를 팀 성적으로 잡게 된다. KIA가 성적이 안나면 너무 아쉽다. 개인 성적도 중요하지만 나한테는 팀 성적이 정말 중요하다."

-만약 군대에 가있는 2년동안 KIA가 우승을 차지한다면 아쉬움이 더 크겠다.

"아니다. 그렇지 않다. 진심으로 기쁘다. 만약 올해 군대 안가고 내년에 우승을 한다고 해도, 어차피 군대는 가야하니까 그게 더 비참하다(웃음). 우승한 팀에 힘을 보탤 수 있는게 좋은거지, 우승하고 빠져나가면 무슨 소용이겠나. 항상 군대를 가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거고 그러면 집중도도 떨어진다."


※②편으로 이어집니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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