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짧고도 길었던 페넌트레이스가 지나갔고 가슴 뛰게 치열했던 포스트시즌까지 막을 내렸다. 한 시즌이 끝나면 화려함 뒤 어김없이 쓸쓸한 겨울이 찾아온다. 두산 베어스 ‘두목곰’ 김동주도 추운 겨울을 마주했다.
김동주가 정들었던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벗는다. 두산은 지난 20일 김동주를 2015시즌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할 계획임을 밝혔다. 두산은 김동주에게 은퇴와 코치직을 제안했으나, 김동주가 현역연장 의지를 보이면서 방출 수순을 밟게 됐다.
예상됐던 일이다. 두산과 김동주는 불편한 동거 중이었다. 김동주는 2012시즌 이후 부진과 부상이 겹치면서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이에 김동주는 올시즌 중반 “팀에 필요 없다면 풀어달라”는 폭탄 발언을 했다. 두산 입장에선 껄끄러울 수밖에 없었다. 당시 갈등을 봉합해온 두산과 김동주는 시즌이 끝난 뒤 만났고 종착점인 이별에 도달했다.
시즌 내내 시끄러웠던 두산과 김동주의 관계는 끝이 났다. 이제 남은 관심은 김동주가 바람대로 현역으로 뛸 수 있느냐다.
김동주는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우타자다. 1998년 두산의 전신인 OB베어스에 입단, 데뷔 해부터 24홈런을 때리며 두산 타순의 중심을 지킨 타자. 두산에서 17시즌을 뛰면서 1625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9 273홈런 1097타점을 올렸다. ‘두곰목’이라는 그의 별명이 말해주듯 두산을 대표하는 프렌차이즈 스타였다.
그러나 2012년 부진과 부상이 겹치면서 자리를 잃었고 올시즌에는 단 한 차례도 1군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동주는 내년 시즌 한국나이로 불혹이다. 예전의 김동주가 아니라는 의미다. 전성기 기량과는 거리가 있는 데다 주 포지션인 3루 수비에도 물음표가 붙는다. 올시즌 퓨처스리그에서 뛰었지만 꾸준함을 보이진 못했다. 김동주는 7월 이후 출장 기록이 없다. 냉정하게 김동주는 새 소속팀을 찾기 쉬운 상황이 아니다.
김동주 영입에 관심을 둘 수 있는 팀으로 내년부터 1군에 합류하는 신생팀 kt가 떠오른다. 경험이 적은 선수들 위주로 꾸려진 kt 입장에선 팀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 베테랑이 필요하다. 그 외 구단에서도 대타 자원 보강을 노리는 팀이라면 김동주 영입을 고려해 볼 수도 있다. 물론 김동주가 마지막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한 철저한 준비가 되어 있을 경우에 가능한 얘기다.
지난 시즌 후에도 방출된 베테랑들은 은퇴 대신 현역 의지를 밝혔다. 이에 최영필(KIA), 김선우(LG), 신명철(kt) 등이 새 둥지를 찾았다. 물론 강동우(당시 한화)같이 끝내 은퇴를 선택한 이들도 있다. 추운 겨울과 마주한 김동주가 바람대로 다시 그라운드에 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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