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사정쌀롱 ⓒ JTBC 방송화면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문구가 이리도 안타깝게, 그리고 생생하게 느껴질 줄은 몰랐다. 그래서 더욱 그의 부재가 뼈저리도록 아프게 다가온다. 그렇게 마왕은 여운을 남기고 비통하게도 눈을 감았다.
2일 방송된 JTBC '속사정 쌀롱'에서는 프로그램의 MC인 故 신해철의 처음이자 마지막 모습이 그려졌다. 고인은 아내에 대한 애정, 그리고 독설에 대한 견해, 청춘에 대한 진지한 조언으로 평소의 독설가가 아닌, 애처가, 그리고 따뜻한 조언자로서의 모습을 보이며 방송에 녹아들었다.
'속사정쌀롱'은 화려한 언변과 독설이 장기인 진중권과 마왕 신해철, 깐족과 진지함을 넘나드는 윤종신, 버럭 개그의 장동민, 그리고 예능 새싹 M.I.B 강남의 합류로 시너지가 발산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렇기에 거침없이 자신의 견해를 펼치면서 공방전을 받아들이고,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찰떡 호흡을 과시한 고인의 빈자리가 벌써부터 애석하게 느껴진다.
故 신해철, 장동민 ⓒ 해당 영상 캡처
지난달 16일 JTBC 페이스북에는 "'속사정쌀롱' 첫 녹화전 회식 전격 공개"라는 글과 함께 한 편의 영상이 게재됐다. 영상에는 회식 자리를 즐기고 있는 신해철과 장동민의 모습이 담겨 있다.
신해철은 "나 원래 위, 아래 없어. 그러니까 친구 먹는거야"라고 하며 장동민과 러브샷을 했고, 이어 두 사람은 입술을 맞추고 포옹했다. 장동민은 "나 이제 해철이와 친구 먹었으니까"라고 유쾌한 모습을 보였다.
고인의 밝았던 모습은 대중의 가슴을 더욱 미어지게 한다. '속사정 쌀롱' 제작진과 MC들은 그가 사경을 헤맬 때도, 그리고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을 때도 지속해서 그를 그리워했다. 첫회만으로 그 이유가 밝혀졌을 정도로 마왕이 풍긴 여운은 짙었다. 입담꾼들과 함께한 신해철의 밝은 모습과 함께 흐르는 '그대에게', '민물장어의 꿈', 'Lazenca, Save Us' 등의 명곡은 첫회를 수놓으며 그를 더욱 떠올리게 했다.
회자정리(會者定離), 거자필반(去者必返)이라는 말이 있듯이 만남이 있다면 이별이 있는 법이다. 그래도 떠난 사람은 반드시 돌아오기에 우리는 희망을 안고 살아간다. '님'은 갔지만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 다시 만날 것을 믿고 있다. 마왕은 갔지만 우리는 고인을 보내지 아니 하였다. 그의 우렁찬 목소리를 이제 옆에서 직접 들을 순 없지만, 그대는 우리의 가슴 한 켠에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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