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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결산 ③] 국민적 기대 받은 '인천의 별', 누가 울고 웃었나

기사입력 2014.10.05 02:20 / 기사수정 2014.10.05 10:04

조영준 기자
손연재가 2014 인천아시안게임 리듬체조 개인종합 시상식에서 태극기를 바라보며 눈에 맺힌 눈물을 닦아내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손연재가 2014 인천아시안게임 리듬체조 개인종합 시상식에서 태극기를 바라보며 눈에 맺힌 눈물을 닦아내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인천 하늘을 밝혀준 성화는 소화됐다. 그러나 밤하늘에 별로 떠오른 이들의 불빛은 꺼지지 않았다.

'45억의 축제' 2014 인천아시안게임이 16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쳤다. 4일 저녁에 열린 폐막식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특히 이번 대회는 국민적인 관심을 얻고 있는 스타들이 출전해 화제를 모았다.

수영의 박태환(25, 인천시청)과 리듬체조의 손연재(20, 연세대)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슈퍼스타'였다. 또한 '도마의 신' 양학선(22, 한국체대)과 배드민턴의 이용대(26, 삼성전기)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손연재, '리듬체조 요정' 넘어 '인천 최고의 별'로 떠오르다

모든 이들의 기대감을 받는 것은 물론 반드시 '金'을 따야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여기에 살인적인 일정으로 밀려오는 피곤함까지 극복해야 했다. 이렇듯 손연재는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위해 넘어야할 산들이 많았다.

지난 달 27일 터키 이즈미르에서 막을 내린 2014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손연재는 개인종합 4위, 후프 종목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 대회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둔 그는 2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손연재는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인천에 도착한 뒤 곧바로 입촌했다. 그리고 이틀 동안 현지 적응 훈련을 가졌다. 개인종합 예선 및 팀 경기 결선이 열리는 1일, 손연재는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손연재가 맹활약한 한국은 사상 최초로 팀 경기 은메달을 획득했다.

팀 경기에서 나타난 상승세는 개인종합 결선으로 이어졌다. 전체 1위로 결선에 진출한 손연재는 첫 종목인 곤봉부터 거침이 없었다. 곤봉에서 18.100점을 받은 손연재는 이어진 리본에서 18.083점을 챙겼다.

손연재가 2014 인천아시안게임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리본을 연기하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손연재가 2014 인천아시안게임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리본을 연기하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리듬체조에서 18점은 '꿈의 점수대'로 불린다. 자신에게 주어진 각종 난도를 깨끗하게 수행하는 것은 물론 실시 감점이 없어야 한다. 여기에 풍부한 표현력으로 보는 이들의 뇌리에 남는 연기를 펼쳐야 18점대를 돌파할 수 있다. 손연재는 후프 종목에서도 이러한 요소를 모두 해냈다. 손연재는 이번 대회 최고 점수인 18.216점을 받으며 금메달 획득에 한걸음 다가섰다.

마지막 볼 종목에서 손연재는 아쉽게 실수를 범했다. '퍼펙트 연기'를 놓쳤지만 다른 선수들과는 차원이 다른 연기력을 펼쳤다. 총점 71.699점을 받은 손연재는 금메달 경쟁자였던 덩썬웨(22, 중국, 70.332점)를 큰 점수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를 마친 그는 "경기 전이라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매트 뒤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힘들었다. 하지만 목표가 있어서 의지로 이겨냈다"며 소감을 밝혔다. 손연재는 타고난 재능은 물론 지독한 연습으로 오늘날의 위치에 올랐다. 여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집중을 잃지 않는 '강철 멘탈'로 자신의 목표를 달성했다.

이번 아시안게임 우승을 계기로 손연재는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메달 경쟁을 펼치고 있는 그는 아시아에서 적수가 없었다.

박태환이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1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뒤 메달을 들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김한준 기자
박태환이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1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뒤 메달을 들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김한준 기자


박태환-양학선, 아쉬움마저 잠재운 자랑스러운 은메달


한국 수영 역사에서 박태환이란 이름 석자는 절대 뺄 수 없다. 한국 수영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2008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400m)을 획득했고 아시안게임 2연속(2006 도하, 2010 광저우) 3관왕에 등극했다. 또한 한국 선수 중 아시안게임에서만 가장 많은 메달(20개)을 목에 걸었다.

대회가 시작되기 전, 많은 이들은 박태환의 3연속 3관왕 등극에 관심을 기울였다. 박태환 역시 자신의 이름을 건 수영장(문학 박태환수영장)에서 우승하기를 원했다. 이러한 거대한 기대감은 '부담감'으로 작용했다. 박태환은 자신의 주종목인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모두 동메달에 그쳤다. 두 종목을 마친 박태환은 '아쉽다'는 말을 자주 반복했다.

그러나 그를 비난하는 목소리는 많지 않았다. 오랜 시간동안 척박한 한국의 수영 환경 속에서 그가 이룩한 업적은 놀라웠다. 박태환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메인 스폰서 없이 어렵게 준비했다. 이런 그에게 돌아온 것은 '비난'이 아닌 '격려'였다. 박태환은 비록 200m와 400m에서 3위에 그쳤지만 자유형 1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도마 세계챔피언인 양학선은 최근 몇 년 동안 1위 자리에서 내려온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준비과정은 순탄치 못했다. 끊임없이 찾아온 '불청객'인 부상으로 최상의 기량을 선보이지 못했다.

기계체조 최고의 라이벌전은 양학선의 북한의 체조 영웅 리세광(30)의 도마 맞대결이었다. 그러나 리세광은 큰 실수를 범하며 메달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양학선도 우승에 대한 부담감을 떨치지 못한 듯 실수가 나오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기계체조 남자 도마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양학선이 태극기를 바라보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기계체조 남자 도마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양학선이 태극기를 바라보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경기를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믹스드존)에서 취재진들과 만난 양학선은 "몸이 의지를 따라주지 않았다"며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윙크 보이' 이용대는 남자 단체전에서 명승부를 펼치며 한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그러나 남자복식 결승전에서는 인도네시아 조에 패하며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들은 모두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인천의 별로 떠오른 이들은 수많은 대회를 통해 감동을 안겨줬다. 그러나 이들이 언제나 '백전전승'을 거둘 수는 없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손연재는 최상의 연기로 밤하늘을 밝게 비췄다. 박태환과 양학선은 '우승'이 아닌 '최선'으로 감동을 선사했고 이용대 역시 뜨거운 투혼을 발휘해 금 1개, 은 1개를 수확했다.

이용대가 2014 인천아시안게임 배드민턴 남자복식 은메달을 획득한 뒤 모친의 품에 안겨 위로를 받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이용대가 2014 인천아시안게임 배드민턴 남자복식 은메달을 획득한 뒤 모친의 품에 안겨 위로를 받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 굿바이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

① 인천아시안게임은 몇점짜리 대회였나요
② 인천이 놓친 기회, 실속없던 저비용 고효율
④ 아시아 넘어 세계로…"리우올림픽 욕심"
⑤ 인천서 뜬 아시아 샛별, 리우서 만날 라이벌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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