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일 ⓒ 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맏형이 모든 것을 끝냈다. 이현일(MG새마을금고)이 끝내기 스메싱으로 12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배달했다.
이현일이 나선 남자 배드민턴 대표팀은 2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벌어진 2014 인천아시안게임 배드민턴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3-2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마지막 단식에 나섰던 이현일은 중국의 기대주 가오후안을 2-0으로 완파하면서 쉽게 매듭짓지 못하던 한국으 금메달 사냥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좋은 결과를 얻었지만 모든 것이 의도한 대로 흐른 것은 아니었다. 손완호(국군체육부대)의 1단식에서의 맹활약 등이 긍정적인 변수로 작용했다. 이현일과 린단의 만남이 불발된 것은 시나리오에 없던 일이었다.
이득춘 대표팀 감독은 "손완호 선수는 이길 것으로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면서 "한달 전에 있었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천룽(중국)에게 져서 아시안게임에서는 꼭 이기겠다고 말했었는데 그 약속을 지켜줬다. 고마웠다"고 말했다.
이어 '히든카드' 이현일의 복귀 배경에 대해서 털어놨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은 은퇴했던 이현일을 다시 불러들였다. 이유는 중국에 대한 견제였다. 특히 단체전에서 강호 린단(중국)을 막을 비책이 필요했다. 린단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휩쓴 중국 배드민턴의 영웅이다. 자타공인 단식의 강자로 군림했다. 세계랭킹 1위, 2위를 오가는 대형 선수로 자리매김해 단, 복식에서 우리 선수들을 자주 괴롭힌 바도 있다.
이득춘 감독은 "이현일은 올림픽에서 4강을 두 번 경험하고 은퇴했던 선수"라면서 "우리나라에서 3단식을 할 수 있는 선수로는 이현일만한 선수가 없다고 판단했다. 복귀는 1년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 3단식 역할을 충분히 해서 오늘 우승에 기여해줬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현일과 린단이 만나지 못함에 대해서는 오판이었다고 시인했다. 이 감독은 "세계 최강 중국을 이겨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도 "이현일 선수를 복귀시키고 린단이 2단에 나오느냐, 3단에 나오느냐에 신경이 예민해져 있었다. 이현일 3단에 배치했는데 린단은 2단이었다. 오판이 있었다"고 말했다.
린단이 3단식에 나섰다면 이현일과 '맏형 대결'이 성사될 수 있었다. 결과는 불발이었지만 금메달 향방이 걸린 마지막 승부에서 둘이 선보였을 경기는 이번 대회 최고의 매치가 됐을 것이라는 상상은 가능했다.
김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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