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4.08.28 06:25 / 기사수정 2014.08.28 02:28
[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3점대(평균자책점)로 구원왕은 부끄럽죠. 2점대면 몰라도."
LG 마무리투수 봉중근은 최근 경기 후 "구원왕은 신경 쓰지 않는다. 무조건 팀 성적이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지금 그는 27세이브로 삼성 임창용(28세이브)에 이어 부문 2위에 올라 있다.
남은 경기(22경기)가 삼성(26경기)보다 4경기 적고, 팀 승률을 봐도 봉중근이 타이틀을 따내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봉중근은 이런 '현실'과 상관없이 지금 자신의 성적이 구원왕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는 27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3점대 평균자책점으로 구원왕을 따면 해도 부끄러운 거다. 2점대면 모를까"라는 말을 남겼다.
봉중근은 28일 현재 43경기에 나와 1승 4패 27세이브,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하고 있다. 그의 말대로 손승락(2013년 46세이브-2.80, 2010년 26세이브-2.56) 오승환(2012년 37세이브-1.94, 2011년 47세이브-0.63) 등 주요 마무리투수들은 2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으로 구원왕을 따냈다.
가장 최근의 경우 2009년 두산 이용찬이 26세이브-4.20으로 구원왕을 차지한 사례가 있다. 2009년 역시 올 시즌과 마찬가지로 '타고투저'가 두드러진 해였다. 현재 추세라면 3점대 이상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선수가 구원왕을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판도 자체가 이런 현상을 부추겼다. 세이브 순서로 줄세워 놓고 보면, 10위권에 2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는 롯데 김승회(15세이브-2.89)뿐이다.
타이틀 욕심을 내려 놓은 봉중근은 요즘 들어 신재웅에게 관심이 많다. 직구 구속이 돌연 10km 가까이 높아진 이유가 궁금하기 때문. 그는 "(팀에서)저보다 신재웅이 더 중요한 역할이다"라며 "어떻게 운동하는지 물어보고, 또 잘 보면서 참고하고 있다. 흔치 않은 경우 아닌가. 왼손 투수가 130km 후반을 던지다가 140km 후반까지 구속을 올리는 게 쉽지 않다. 물어보면서 배우려고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봉중근은 할 일도 많다. LG가 홈팀인 날, 잠실구장에는 류택현의 출전 경기 숫자가 벽에 걸린다. 하지만 지금은 1군에서 류택현의 얼굴을 찾아볼 수 없다. 이상열도, 정현욱도 없다. 자연스럽게 봉중근이 투수조에서 리더 역할을 맡아줘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는 "이겼다는 결과 자체보다 어떻게 이기고 막았는지를 생각한다"며 "선수들이 못 막고 들어오면 부끄럽게 생각한다. 창피당하고 싶지 않은 게 사람 마음 아닌가. 그러다 보니 다들 열심히 하게 된다"고 선수단 분위기를 설명했다. 또 "선발투수들은 5회를 못 채우고 내려오면 불펜 투수들한테 굉장히 미안해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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