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U 주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고 귀국한 이준형 ⓒ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인천국제공항, 조영준 기자] "배울 수 있는 선배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는데…"
한국 피겨 스케이팅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 '피겨 여왕' 김연아(24)를 배출했다. 그리고 어느덧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공인 대회 남자싱글 첫 금메달리스트가 탄생했다.
이준형(18, 수리고)은 지난 23일(한국시각)프랑스 쿠르쉐벨에서 열린 2013~2014 ISU 주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 남자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이준형은 135.93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 점수인 67.88점과 합산한 총점 203.81점을 받은 이준형은 195.80점을 기록한 야마모토 소타(일본)를 여유 있게 제치며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남자 피겨가 ISU공인 국제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준형은 종전 최고 점수인 184.14점(2014 4대륙선수권)을 훌쩍 뛰어넘었다. 쇼트와 프리 모두 개인 최고점을 경신하며 한국 남자 피겨에 이정표를 세웠다.
2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이준형은 "그동안 열심히 한 만큼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처음으로 200점을 넘은 점도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준형은 올 시즌을 끝으로 주니어 무대를 떠나 시니어 대회에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이준형은 "올 시즌은 주니어 그랑프리에 출전한다. 디음 달 열리는 주니어 그랑프리 4차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얻어 파이널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시니어 무대에는 내년에 도전할 예정이다. 내년에 열리는 4대륙선수권은 시니어 선수로 출전한다. 그리고 주니어 세계선수권에 도전한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이준형은 "트리플 악셀이 예전보다 좋아졌다. 현재는 70~80% 정도다. 앞으로 완성도를 높여 9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이준형은 대회가 열리는 프랑스로 출국하는 날, 허리부상을 당했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대회에 임하지 못했지만 이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승화시켰다.
이준형은 "프랑스로 가는 날 연습하다가 부상을 당했다. 하지만 이것은 오히려 플러스로 작용했다. 더욱 집중해서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2의 김연아'를 꿈꾸는 어린 소녀들은 꾸준히 아이스링크를 찾고 있다. 그러나 남자의 경우는 다르다. 예전과 비교해 선수들은 늘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달 초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선발전 남자싱글은 이준형과 변세종(16, 화정고) 단 두 명이 참가했다.
한국 남자싱글을 이끌고 있는 이준형과 김진서(18, 갑천고) 위로는 단 한 명의 선배 밖에 없다. 한동안 한국 남자 피겨의 간판으로 활약한 김민석(21, 고려대)이 유일한 선배다.
2014~2014 ISU 주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를 마치고 돌아온 최다빈, 이준형, 지현정 코치 ⓒ 엑스포츠뉴스DB
워낙 선배들이 없다보니 이들이 배우면서 함께 운동할 선수가 부족하다. 이 부분에 대해 이준형은 "선배 선수가 (김)민석이 형 밖에 없다. 다른 나라 선수들은 선배들을 보면서 많이 배운다. 그러나 우리는 선배가 한 명 밖에 없기 때문에 외국 선수들보다 한계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준형은 올 시즌을 앞두고 캐나다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그곳에서 쟁쟁한 선수들과 함께 연습을 한 점이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준형을 지도하고 있는 지현정 코치는 "올 시즌, 선수에게 바라는 점은 기복없이 꾸준하게 가는 것이다"며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번 대회에서 스핀을 몇 가지 놓쳤다. 앞으로 스핀을 보완하고 가라앉아서 스케이트를 타는 경향이 있는데 좀 더 과감하게 탔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