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4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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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일夜화] '동네 한바퀴' 거창하지 않아 좋지 아니한가

기사입력 2014.08.15 07:26 / 기사수정 2014.08.15 20:26

'동네한바퀴' 멤버들이 서촌을 여행했다 ⓒ  MBC 방송화면
'동네한바퀴' 멤버들이 서촌을 여행했다 ⓒ MBC 방송화면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착한 예능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동네 한 바퀴'가 정감 있는 구성으로 훈훈함을 안겼다.

14일 방송된 MBC 파일럿 프로그램 '동네 한 바퀴‘에서는 방송인 신동엽과 노홍철, 배우 여진구, 건축가 겸 여행 작가 오영욱이 신동엽의 고향인 서울 서촌을 여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첫 번째 여행지 서촌은 현대와 전통, 낭만이 공존하는 곳이었다. 시인 윤동주와 이상, 화가 박노수를 비롯해 염상섭, 이중섭, 천경자 등 예술가들이 머문 장소이기도 하다.

이날 이들은 골목 곳곳을 돌아다니며 서촌의 다양한 볼거리와 비밀 명소들을 방문했다.

구불구불한 미로와 아름다운 길이라는 뜻이 합쳐진 미로미로를 시작으로 1955년 문을 연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책방인 대오서점, 50년 동안 운영 중인 중국집, 일제 감정기 때부터 존재한 70년대 이발관 등을 찾아갔다.

멤버들은 그곳에서 오랜 세월 함께 하고 있는 주인들과 이야기꽃을 피우며 서촌만의 매력을 전달했다. 기존 한옥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리모델링해 거주하는 프랑스 부부도 이색적으로 다가왔다.

서촌 한가운데 숨겨진 비밀 명소인 수성동 계곡과 한국의 가우디라 불리는 무규칙 건축가 차운기가 3년 동안 지어 완성한 건물, 일본인들이 남기고 간 집 등도 무심코 지나가기에는 아쉬운 쏠쏠한 볼거리였다.



제목에서 느껴지듯 '동네 한 바퀴' 만의 가볍고 편안한 매력이 돋보였다. 누구나 알만한 익숙한 장소이지만 그 안에서 미처 몰랐던 곳들을 소개해 시청자에게 보물을 찾은 듯한 소소한 기쁨을 맛보게 했다. 신동엽의 추억을 따라가며 보는 이들도 어느새 향수에 젖어들게 만들었다. 그 속에서 서촌 역사의 산 증인이자 토박이인 주민들의 이야기도 따뜻하게 버무려졌다.

기존의 여행 프로그램들과 차별화해 의미가 있었다. 거창한 해외여행이 아니어도, 가벼운 짐과 지도만으로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을 실감케 했다.

시청자가 직접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준 데는 멤버들의 친근한 조합이 한 몫했다. 여행 프로그램의 특성상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는데 이들의 예능감 덕에 깨알 같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MBC '스타다이빙쇼-스플래시' 이후 1년 만에 MBC를 찾은 신동엽은 특유의 입담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과거 목욕 장면을 훔쳐본 문간방 누나와의 만남에 깜짝 놀라는 등 추억을 되살리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노홍철은 입담꾼답게 신동엽의 뒤를 받쳐줬다. 예능에 첫 도전하는 여진구는 순수함과 진지함을 오가며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의외의 멤버 오영욱은 서촌의 화장실 위치까지 제공하는 등 풍부하고 섬세한 지식으로 가이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배우 엄지원의 남편이라며 자기 PR을 하거나 문화체육부 장관 표창상을 당당하게 내보이는 등 의외의 예능감도 발산했다.

각양각색 남자 4명이 우리나라의 숨은 동네들을 찾아 여행하는 '동네 한바퀴'는 첫 방송이지만 재미와 정보를 모두 갖춘 프로그램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정규편성으로 이어질 지 기대해 볼 만하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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