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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지아와 서태지, 그들을 위한 변명

기사입력 2014.08.14 07:25 / 기사수정 2014.08.14 04:35

한인구 기자
서태지와 이지아의 결혼에 관련한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 KT, 엑스포츠뉴스 DB
서태지와 이지아의 결혼에 관련한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 KT,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이지아가 지난 11일 SBS ‘힐링캠프’에 출연해 한 서태지와의 결혼생활과 관련된 발언이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다. 13일 서태지 측이 “사실이 왜곡 됐다”며 이지아의 발언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왔기 때문이다.

이지아는 '힐링캠프'에서 16세 때 ‘그 분’(서태지)을 만난 뒤 큰 비밀이 생겼고, 서태지의 요구로 비밀스러운 삶을 살 수밖에 없었으며, 가족과도 7년 동안 연락을 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제가 선택한 사랑은 산에서 내려오는 다람쥐에게도 들켜서는 안 되는 종류였다" 등의 비유로 당시 상황을 담담하게 풀어놓았다. 

방송이 나간 뒤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이지아의 ‘마음 고생’에 공명하는 반응을 보였다. 나이 차이도 많고, 한국 대중가요의 한 획을 그은 ‘스타 중의 스타’인데다, 대중 앞에 노출을 꺼리는 '신비주의 전략'을 취하는 서태지에게 ‘주눅이 들어’ 얼마나 가슴 졸이며 살았겠느냐며 동조(同調) 한 것이다.

이지아를 향한 이런 공감은 서태지에 대한 강한 ‘반감’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방송 이후 온라인에는 서태지에게 ‘불리한’ 온갖 루머가 다시 떠돌기 시작했다.   

사정이 이렇게 돌아가자, 서태지 컴퍼니 측은 13일 "두 사람은 여느 평범한 가정의 남녀와 같이 양가의 부모님도 서로 왕래하며 정식 허락을 받고 교제했다"면서 "미국에서 여행도 다니고 쇼핑, 외식도 하며 지냈다"며 이지아의 발언을 반박하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또한 "서태지가 침묵해왔던 것은 두 사람이 함께했던 과거와 그 시간에 대한 책임감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더 이상 사실이 왜곡돼 일방적으로 매도되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웬만해서는 자신에 대한 루머에 대해 반응을 자제해 오던 서태지로서는 매우 이례적이고, 발 빠른 대응이었다.

서태지와 이지아는 2006년 이혼했지만, 이지아 측이 2011년 위자료 및 재산분할 청구 소송을 진행했다.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의 결혼 사실이 알려졌고, 당시 대중들은 메가톤급 폭탄을 맞은 듯 얼떨떨했다. 그런데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듯하던 둘의 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서로가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거나, 3년 전의 ‘이혼 소송’ 사태 이후 양측의 다툼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어쩌면 대중(그리고 언론)은 은근히 ‘싸움을 부추기면서’ 두 사람의 다음 라운드를 ‘기대에 찬 눈으로’ 기다리고 있는 지도 모른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지아와 서태지는 이쯤에서 그만두는 게 서로를 위해서 최선이다. 스스로 대중들의 ‘먹잇감’이 될 필요는 없다. ‘진실 게임’ 이나 ‘폭로전’ 양상으로 접어들면 둘 모두 패자가 되고 상처만 남을 수밖에 없다.    

이지아가 ‘그 분’에게 ‘흠집’을 낼 의도로 서태지에게 불리할 수도 있는 발언을 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이지아가 출연했던 프로그램의 명칭처럼 그야말로 자신을 ‘힐링’ 하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싶다.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두었던 ‘묵은 앙금’들을 공개적으로 털어냄으로써 ‘새 출발’하고 싶다는 심정 말이다.

실제로 이지아는 최근 SBS 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에 출연해 좋은 성적표를 받았고, 할리우드 영화의 시나리오 작가 데뷔도 앞두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서태지와의 '베일에 싸인 결혼생활'이라는 앞으로도 계속 따라나닐 ‘꼬리표’를 과감히 떼 냄으로써 깔끔하게 자기 길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지 않았을까. 그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서태지 측을 서운하게 만든 결과를 빚은 것으로 보인다.

이지아는 ‘힐링캠프’ 출연 요구에 대해 몇 차례나 고사했다고 한다. 만약 서태지를 흠집내거나 상처를 줄 의도였다면 그토록 출연하기까지 고심을 거듭하지는 않았을 터이다.
          
서태지도 마찬가지다. 그는 데뷔 이래 가장 긴 공백기를 보내고 있다. 서태지가 ‘서태지와 아이들’에서 솔로로 컴백하기 위해 걸렸던 시간은 2년이었다. 반면, 2009년 정규 8집을 발매한 뒤 올 10월 새 앨범 발표를 앞두고 있다. 어느새 5년을 훌쩍 넘기며 앨범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서태지는 오랜 공백과 급변하는 가요계에서 이번 앨범에 사활을 걸어야 하기에 자신을 둘러싼 루머를 빠르게 정리할 필요를 느꼈을 것이다. 또한 아내 이은성의 출산일이 가까워지고 있어 아내를 향한 부채감이나 부담감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공식입장에서 밝혔듯이 이지아가 말한 '사실'과 자신이 아는 '사실'이 너무 달라 교정할 필요를 느꼈을 것이다.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억울하고 원망스러운 감정이 아직 쌓여있을 지 모른다. 그렇다고 대중을 사이에 두고 앞장서서 나팔을 불어댈 이유가 없다. 그럴수록 마음의 평화와는 멀어지고, 대중의 부추김에 놀아나는 꼴이 될 뿐이다. 

지금 역대 최고 흥행기록을 향해 달리는 영화 ‘명량’은 이순신이 주인공이다. 이순신은 ‘죽고자 하면 살 것이요,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이 말을 빌려 두 사람에게 당부하고 싶다. ‘지고자하면 이길 것이요, 이기고자 하면 질 것이다.’ 부디 이지아와 서태지, 두 사람 모두 ‘윈-윈’ 하기를 기대해본다.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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