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티가 'Hot Baby'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왼쪽부터 다혜, 해령, 유지, 혜연. YNB엔터테인먼트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뜨거운 태양만큼이나 수많은 걸그룹들이 여름을 콘셉트로 내세워 컴백했다. 이름만 들어도 무게감이 있는 그룹 속에서 조금씩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는 4인조가 있다. 혜연(24), 유지(24), 다혜(21), 해령(20)이 모인 베스티가 그 주인공이다. "천천히 정상을 향해 올라가 오래도록 위에 머물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 이들은 'Hot Baby(핫 베이비)'로 올여름 가요팬들의 마음을 겨냥했다.
베스티는 지난달 28일 미니앨범 'Hot Baby'를 발표했다. 2013년 7월 데뷔한 베스티가 데뷔 1주년을 맞아 내놓은 앨범이다. 타이틀곡이자 바캉스와 어울릴법한 'Hot Baby'를 비롯해 잔잔한 발라드 '별처럼' '롤러걸' 'I'm So Into You(아임 소 인투 유)'가 실렸다. 또 'Thank U Very Much(땡큐 베리 머치)' '연애의 조건' '두근두근 Remix'도 수록돼 1년 동안의 활동을 정리하는 듯한 앨범이다.
베스트 멤버들에게 1년이라는 시간은 무척이나 짧아 보였다. "엊그제 데뷔한 것 같은데 벌써 다섯 번째 앨범이 나왔어요. 열심히 노력했고 보람차요."(혜연) "팬들에게 감사하고 1년 뒤에도 발전한 모습이었으면 좋겠어요."(다혜) "한 걸음 한 걸음 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유지) "갈 길이 멀지만 행복하죠."(해령) 네 명의 표현법은 달랐지만, 모두 한마음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더 발전하는 베스티의 미래를 그렸다.
지난 2월 발표한 'Thank U Very Much'는 베스티의 매력을 최대한 담아낸 곡이다. 경쾌한 리듬 속에서 속 시원한 가사가 귀를 잡아당겼다. '베스티'라는 이름을 알린 노래였다. 베스티 멤버들은 'Hot Baby'가 전작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죠. 'Thank U Very Much'는 장난스러운 분위기였지만 이번에는 여자의 느낌을 강조했어요."(혜연) "안무가 많은 것이 특징이었는데 'Hot Baby'에서는 개인 역량을 더 보여줄 수 있게끔 구성했어요."(다혜) 이들의 말처럼 'Hot Baby'는 경쾌한 분위기 속에서도 이전보다 차분해지고 잘 다듬어진 느낌이다. 그렇지만 베스티만의 매력 포인트는 여전히 녹아있었다.
베스티를 대표하는 곡들은 템포가 비교적 빠른 노래들이지만, 멤버들은 가창력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욕심도 드러냈다. "미니앨범을 처음 제작하면서 발라드, 팬을 위한 노래를 하고 싶었어요. '별처럼'은 저희를 별로 만들어주는 팬들도 한명 한명 별이라는 의미를 담았죠. 노래 실력도 보여줄 수 있는 곡이에요."(다혜) 혜연도 '별처럼'에 대한 애정을 나타내며 "혼자 듣고 있으면 눈물이 맺히는 노래"라고 했다.
베스티는 지난해 모인 지 3개월만에 데뷔했다. 가요계에 진출하기 위해 몇 년씩은 기다려야 하는 다른 팀과 비교해 준비 작업이 눈 깜짝할 새에 이뤄졌다. 데뷔 전 기간은 짧았지만 1년의 활동으로 이를 보완했다. "예전에는 안무를 100번을 해야 맞았다면 이제는 10번 만에 맞아요. 서로 돈독해졌고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이해하죠."(다혜) 해령은 이와 더불어 "멤버들이 안무를 외우는 속도가 빠르죠"라고 힘을 보탰다. 짧은 대화 속에서도 끈끈하게 멤버를 배려했다.
베스티 네 명의 멤버들은 각자 독특한 매력을 지녔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다혜, 혜연, 유지, 해령. ⓒ YNB엔터테인먼트
혜연은 "각 멤버들이 보여줄 수 있는 게 다르다"고 베스티가 가진 강점에 대해 말했다. 유지는 KBS 2TV '불후의 명곡'에서 춤은 물론 뛰어난 노래 실력으로 시선을 한몸에 받은 바 있다. 멤버들은 유지가 일상에서도 섹시한 몸짓으로 눈길을 끈다고 덧붙였다. 해령은 아역 배우 출신답게 '하이스쿨:러브온'에서 이예나 역으로 활약 중이다. 다혜는 '출발 드림팀'에서 털털한 매력으로 '소녀 장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는 활발한 성격으로 팀의 분위기를 책임지고 있다. 혜연 역시 팀에서 리더를 맡으면서도 Mnet '트로트 엑스'에서 전문 가수 못지 않은 트로트 실력을 뽐냈다.
이처럼 베스티는 그룹 및 개인 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데뷔 1년차 그룹이지만 방송계를 누비고 다니는 것이다. 빽빽한 일정도 거뜬히 소화하고 있다. "목이 빨리 쉬는 편인데 이제는 많이 적응된 듯해요."(유지) "처음에는 힘들었죠. 이번 활동은 크게 힘든 것 없이 할 만한 것 같아요."(다혜) 노력의 결과는 서서히 결실을 보고 있다. 음악 방송에서 베스티를 외면하던 팬들도 멤버의 이름을 연호하기 시작한 것이다. "확실히 팬이 많아졌어요. 응원소리가 3배 정도 커진 것 같아요."(혜연)
베스티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이미지 중 하나는 '섹시'다. 그래서일까. 베스티는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를 국군방송 '위문열차'로 꼽았다. "항상 군인분들이 환호해 주세요. 한번은 해령이 무대 아래에서 군인분들과 악수를 하다가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갔죠."(혜연) 또 다혜는 "키도 크도 비율도 괜찮다 보니 몸매로 많이 이슈가 됐죠. 좋게 봐주시는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여성미는 걸그룹이 가진 최고의 무기다. 그러나 베스티는 약간은 걱정된다는 뜻도 밝혔다. "엉덩이를 강조하는 춤이 있어요. 하지만 저희가 섹시한 콘셉트로 활동한 적은 없죠. 춤을 캡처한 사진을 보시고 섹시한 이미지를 많이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해령) "지금도 대중이 섹시하게 보셔서 먼 훗날 섹시 콘셉트를 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되요."(다혜) 섹시 콘셉트를 내세우는 신인 그룹과 달리 베스티는 하나의 모습으로 굳어질지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했다.
멤버들은 "한 번도 '잘되고 있다' '잘나가고 있다'고 말한 적 없다"고 밝혔다. 무대는 항상 만족스럽지 않고 갈 길은 멀어 보이기만 했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모니터링'이었다. "발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요. 음악방송을 해도 저희꺼 모니터하기 바빠 음악 방송 현장에서 다른 가수분들의 무대를 잘 보지 못하죠."(해령) "저희꺼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유지)
아직 하고 싶고 이뤄야 할 것들이 많은 베스티다. "저희가 생각하는 베스티의 길로 봤을 때는 나름대로 잘 온 것 같아요. 이것저것 많이 해보고 싶죠. 실력이 밑바탕이 돼서 앞으로 조금씩 변하는 베스티가 되고 싶어요." 짧은 핫팬츠로 'Hot Baby'를 부르는 이들은 사실 시간이 지날수록 뜨끈해지는 온돌 같은 그룹이었다.
앞으로의 모습이 더 기대되는 걸그룹 베스티. 왼쪽부터 혜연, 다혜, 유지, 해령. ⓒ YNB엔터테인먼트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