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대 ⓒ 포항 구단 제공
[엑스포츠뉴스=수원, 조용운 기자] "득점왕 경쟁을 하는 데 내려서게 해 미안하다."
포항 스틸러스의 황선홍 감독은 경기 전 김승대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김승대의 포지션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18라운드에서 1-4로 크게 패했다.
완패였지만 역사적인 경기였다. 경기 전까지 팀 통산 1499골을 기록하고 있던 포항은 이날 전반 25분 터진 황지수의 동점골로 K리그는 물론 동아시아 클럽 최초로 1500골 고지를 밟는 금자탑을 썼다.
올 시즌 정규리그 17경기에서 30골을 터뜨리며 경기당 1.76골의 공격력을 발휘하던 포항이었기에 어쩌면 지난 라운드 무득점으로 조금은 늦게 샴페인을 터뜨린 셈이 됐다.
포항의 가공할 만한 공격력의 중심은 김승대다. 리그 8골로 득점 2위에 올라있을 만큼 김승대는 정통 공격수가 없는 포항의 고심을 해결해주는 마침표의 주인공이었다.
황선홍 감독도 지난달 23일 인천전을 앞두고 1500골 예상 주인공으로 강수일과 함께 김승대를 꼽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1500골이 터진 날 김승대는 조용했다.
수원전에서 김승대의 포지션은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황지수와 나란히 선 김승대는 전반 내내 상대 위험지역이 아닌 멀리 떨어진 자리에서 볼을 뿌리는 데 주력했다.
상대 뒷공간을 파고드는 것이 주특기인 선수한테 어울리지 않는 옷이었다. 그래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이명주는 떠났고 손준호마저 경고누적으로 나서지 못했다. 중원에 커다란 구멍이 생긴 부분을 메울 카드가 마땅하지 않았고 결국 김승대를 내리는 쪽으로 결정했다.
황선홍 감독의 카드는 실패였다. 김승대 본인도 어색한듯 존재감을 잃었고 1선은 더욱 밋밋함이 강했다. 전반 내내 이렇다할 장면을 만들지 못하자 황선홍 감독은 고무열과 김태수를 투입하면서 김승대를 다시 위로 올렸다.
김승대는 후반 내내 가장 앞선에서 공격을 펼치며 전반보다 나은 모습을 보였지만 전반기 보여주던 폭발력은 없었다. 90분 동안 단 하나의 슈팅을 기록하지 못하면서 패배에 고개를 숙였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