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동빈이 '주스 아저씨' 이후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누구에게나 전성기는 온다. 단지 전성기를 맞는 시기가 남들보다 빠르냐 느리냐의 차이일 뿐이다. 하지만 전성기를 유지하는 것은 개인의 노력에 달려 있다. 노력하는 사람만이 인생에서 찬란한 시기를 맛볼 수 있다.
최근 어느 때보다 뜨거운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화제의 배우가 있다. 주스와 인연이 깊은 배우. 이른바 ‘주스아저씨’로 이름 석 자를 제대로 알린 박동빈 얘기다.
박동빈은 지난달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 장수원, 강민경, 리지와 함께 '연기의 신' 특집에 출연해 예능감을 발휘했다. 배우 류승룡과의 에피소드, 주스신 탄생 비화, 첫 예능 출연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독보적인 입담을 터뜨린 덕에 다음날 포털사이트 검색어까지 휩쓸었다. 드라마에서 ‘주스 아저씨’로 화제를 모은데 이어 또 한 번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이다.
인터뷰를 위해 자리에 앉은 그는 기자의 질문이 나오기도 전에 '라디오스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쏟아냈다.
“MC 윤종신과 김구라씨가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드디어 주스 나오는 거냐’면서. 궁금증이 해소될 것 같다고 좋아했어요. 스타트부터 협조적이었죠.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편집된 게 많아 아쉬웠어요.”
박동빈이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했다. 김한준 기자
‘라디오스타’ 출연으로 예능의 위력을 새삼 실감하게 된 그는 과거 힘든 시기를 모두 잊을 정도로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알아보는 사람도 많아졌다며 웃었다. 들뜬 목소리에서 소박한 행복이 느껴졌다.
“‘모두 다 김치’ 세트 촬영을 끝내고 감독, 스태프, 김호진 씨를 비롯해 배우들 다 같이 '라디오스타'를 봤어요. 실시간 검색어 1위를 한 것도 봤죠. 감독님이 검색어 1위는 신이 내린 거라고 하더라고요. 다들 축하해주고 좋아해줘서 너무 좋았죠. 거리에 모자 쓰고 나가도 ‘라스’ 잘 봤다고 해주시고 야구장에서도 옆에 앉은 분이 제 이름을 얘기해서 깜짝 놀랐어요. 포장마차 떡볶이 집에서는 서비스로 어묵을 두 개나 주시더라고요. 기분 좋은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능의 파급력을 실감한 그이지만 갑작스런 인기에 혹하지는 않는다. 지난해 MBC 아침드라마 ‘사랑했나봐’에서 주스아저씨로 떴을 때처럼 그저 현재의 인기를 즐기고 있다. “처음에는 주스 아저씨라는 말이 싫었는데 지금은 너무 즐거워요. 주위 사람들이 밥 먹을 때나 술 먹을 때 따라하곤 하는데 인터넷의 힘이 이렇게 큰 줄 몰랐어요. 웃기려고 그런게 아닌데 의도치 않게 화제가 됐죠. 다행히 좋은 반응들이 많았어요."
배우 박동빈이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출연한 뒤 비하인드스토리를 털어놓았다. 김한준 기자
1970년생으로 중앙대학교를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박동빈은 1996년 영화 ‘은행나무 침대’로 데뷔해 ‘쉬리’(1998), ‘화산고’(2001), ‘태극기 휘날리며’(2004), ‘내 남자의 로맨스’(2004), 드라마 ‘야인시대’(2002), ‘불멸의 이순신’(2004), ‘성균관 스캔들’(2010), ‘사랑했나봐’(2012), ‘모두 다 김치’(2014) 등에 출연했다.
다수의 작품에 등장했지만 박동빈이 빛을 보게 된 건 주스리액션을 선보인 ‘사랑했나봐’부터였다. 그는 20년 가까이 되는 무명생활로 만만치 않은 마음고생을 했다. 과거 작품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들과 학교 동기들이 승승장구 하는 모습을 보고 의기소침한 일도 부지기수였다.
“말도 못했죠. 공형진이나 김수로, 류승룡 등 주변에 잘 된 친구들이 많아요. 조성하씨와는 영화 ‘화산고’도 같이 했었고요. 그래도 주위 사람들이 잘 돼서 속상해하기 보단 제 탓을 먼저 했어요. 연기도, 사회성도 부족했고 넉살도 없었죠. 질투 같은 건 안했어요. 제 문제였으니까요.”
방황의 시간을 끝내고 현재는 연기의 즐거움만을 느끼고 있는 40대의 박동빈. 늦었다면 늦은 나이지만 배우로서는 아직 창창한 나이다. 조급한 마음은 없다. 긴 무명 생활을 끝낸 그는 오히려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현재 MBC 아침드라마 '모두 다 김치'에 출연 중인 그는 주어진 것부터 차근차근 임하겠다며 소박한 목표를 털어놓았다.
“예전에는 하고 싶은 역할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깡패나 의사 처럼 구체적인 역할을 언급했어요. 지금은 저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평생의 과제에요. 작품할 때 그냥 넋 놓고 시간을 보내지 않기 위해 노력해요. 늘 고민하고 관찰하려고 하죠. 똑같은 역을 해도 다르게 창조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