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 3사의 '중계 전쟁'이 조금씩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2014 브라질 월드컵 본 경기만큼이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던 지상파 방송 3사의 '중계 전쟁'이 조금씩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SBS와 MBC, KBS가 동시에 중계한 개막식과 개막전 브라질 대 크로아티아의 경기 시청률에서는 SBS가 2.3%(전국 기준·닐슨코리아 제공)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1.6%, 1.5%를 각각 기록한 KBS와 MBC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날 각 사는 13일 오전 3시 45분 경부터 시작된 방송에서 일제히 동시 중계에 들어갔다.
SBS는 월드컵 시작 전부터 중계방송의 강자로 꼽혀왔던 만큼 굳건한 모습을 보였다. 차범근·차두리 해설위원, 배성재 캐스터의 찰떡호흡이 빛났다. 특히 관록의 축구 해설을 자랑하는 차범근 위원, 그리고 국가대표 출신으로 2006년 독일 월드컵을 통해 해설실력을 인정받은 차두리 위원은 양 팀 선수의 세세한 부분까지 캐치해 속 시원한 해설을 선보였다.
배성재 캐스터 역시 안정적인 목소리 톤으로 중계를 이끌며세 명의 친근한 조합을 이끌어냈다.
이어 하루 뒤인 13일 밤부터 이어진 멕시코와 카메룬의 경기에서는 MBC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MBC는 3.2%(14일 오전 1시 59분까지 수치)의 시청률로 2.0%와 1.9%를 기록한 KBS와 SBS를 제치고 1위에 등극하는 데 성공했다.
MBC의 선전에는 안정환 해설위원의 친근한 해설이 한 몫을 했다는 평가다. 김성주 캐스터, 송종국 해설위원과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안 위원은 옆 집 아저씨같은 친숙한 말투와 함께 쉽게 풀어주는 해설로 중계방송을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안 위원은 지난 멕시코-카메룬 전에서도 공격수의 수비 가담에 대해 "안정환 해설위원님도 수비 많이 하셨죠?"라고 묻는 송 위원을 향해 "가끔 했습니다. 그런 질문은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경기에 집중해야 해서요"라고 솔직한 답변을 해 웃음을 주기도 했다.
KBS는 이슈 면에서는 SBS와 MBC에 비해 다소 적은 활약을 보이고 있지만, 내실을 바탕으로 꾸준함을 유지하고 있다.
이영표 해설위원은 특유의 또랑또랑한 말투로 냉철한 분석을 내놓으며 군더더기 없는 중계를 원하는 시청자들에게 특히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브라질 월드컵을 보는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주고 있는 장외 '중계 전쟁'이 어떻게 진행될 지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