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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업&다운] 네덜란드-멕시코 반란, 스리백은 죽지 않았다

기사입력 2014.06.14 07:45 / 기사수정 2014.06.14 09:01

김형민 기자
로빈 반 페르시는 이날 A매치 44호, 45호골을 기록하는 등의 활약으로 네덜란드의 대승을 이끌었다. ⓒ Gettyimages/멀티비츠
로빈 반 페르시는 이날 A매치 44호, 45호골을 기록하는 등의 활약으로 네덜란드의 대승을 이끌었다. ⓒ Gettyimages/멀티비츠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브라질월드컵 이틀째, 특별한 메시지가 날아들었다. 바로 스리백에 대한 편견에 대한 반기다.

네덜란드와 멕시코가 나란히 승리를 거뒀다. 멕시코가 먼저 검은 사자카메룬을 제압했다. 14일(한국시간) 브라질 나타우 아레나 다스 두나스에서 열린 브라질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올리베 페랄타의 결승골을 앞세워 1-0 승리를 거뒀다.

이어 아레나 폰테노바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이변 아닌 이변이 일어났다. 네덜란드가 무적함대 스페인을 5-1로 제압하는 반란을 일으켰다. 로빈 반 페르시, 아르옌 로벤 공격 듀오가 날았다. 둘은 각각 두 골을 책임지는 맹활약으로 이날 대승에 크게 기여했다.

승자들이 보인 여유 이면에는 스리백이 있었다. 최고, 최악의 활약을 살피기 전 꼭 주목해 봐야 하는 대목이었다. 멕시코와 브라질 모두 유연한 스리백 전술로 상대를 완벽 봉쇄했다. 목적은 조금씩 달랐다. 멕시코는 공격적인 스리백이었다. 좌우 윙백이 활발히 가담하면서 카메룬을 긴장시켰다. 그런가하면 네덜란드는 수비형 스리백이다. 스페인의 막강 공격력을 맞이해 뒷문을 견고히 하면서 날카로운 역공을 노려 효과를 봤다.

이들의 모습은 스리백이 절대 죽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멕시코와 네덜란드 모두 대회 전부터 전략적으로 스리백을 준비하던 팀이다. 멕시코는 스리백 애용팀이고 네덜란드는 스리백과 포백을 혼용하는 팀이다. 들의 모습은 스리백에 아직은 승산이 있음을 대변했다. 이제는 더이상 신식문물이 아니라는 스리백을 향한 변견을 멋쩍게 만든 장면들이었다.

#1. 'UP' 로빈 반 페르시

많은 선수들이 이름값을 제대로 했다. 스타들의 활약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만했다. 노력은 모두 결실을 맺었다. 지오반니 도스 산토스는 불운했지만 결승골에 간접 기여했고 아르옌 로벤은 이를 갈던 카시야스와의 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반 페르시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주인공이다. 사타구니 부상에서 회복한 후 1차전에 정상 출격, 탁월한 골감각을 과시했다. 역시 반 페르시였다. 0-1로 뒤지고 있던 전반 44분에 동점골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후 후반전에 네덜란드 공격진의 맏형 역할을 해내면서 팀의 5-1 완승을 견인했다.

특히 로벤과의 합작 활약이 눈길을 끌었다. 다소 변형된 투톱 전술도 이들로 인해 가능했다. 루이스 반 할 감독은 반 페르시와 로벤 두 명을 최전방에 세웠다. 그렇다고 투톱은 아니었다. 둘 모두 측면을 자주 오가면서 자유로운 활동반경을 보였다. 이러한 적극적인 움직임은 스리백 전술의 공격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날 두 골을 터트린 반 페르시는 A매치 44, 45호골을 기록했다. 자신이 세웠던 종전기록을 다시 갱신했다.

#2. 'Down' 이케르 카시야스

대기록 도전도 실패했고 자존심도 구겼다. 이케르 카시야스가 급격히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며 5골을 실점하는 누를 범했다. 카시야스답지 않은 경기력이었다. 스페인의 수비 붕괴에도 꿋꿋하던 수문자이었지만 이날만은 달랐다.

카시야스는 중요한 도전에 직면해 앴었다. 월드컵 최장 시간 무실점 기록을 앞뒀다. 경기 전까지 433분을 기록한 카시야스는 왈테르 젱가를 넘고자 했다. 종전 기록은 젱가가 가지고 있다. 그는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준결승전까지 517분 무실점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젱가의 대기록은 아르헨티나에게 0-1로 패하면서 마감됐다.

카시야스는 지난 2010년 남아공대회를 통해 젱가 턱 밑까지 추격했다. 막바지 4경기를 무실점으로 마친 카시야스는 도합 433분 동안 한 골도 내주지 않는 저력을 과시했다. 자연스레 브라질에서 대기록 작성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1차전이 관건이었다.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85분만 버티면 517분을 넘어 새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

찬물을 끼얹은 이는 반 페르시였다. 반 페르시는 전반 44분 그림 같은 헤딩골을 선보이면서 카시야스를 얼어붙게 했다. 이후 집중력을 잃은 카시야스는 내리 4골을 내주면서 대패의 주범이 되고 말았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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