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지르코프가 베테랑 다운 활약으로 홍명보호의 요주의 인물로 등장했다. ⓒ 스포르트 익스프레스 홈페이지 캡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유리 지르코프(디나모 모스크바)가 돌아왔다. 전매특허인 왼발 슈팅까지 과시한 지르코프의 등장은 홍명보호로서는 눈여겨 볼 대목이었다.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 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모스크바에서 벌어진 모로코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2-0 완승했다. 브라질 입성 전 기분 좋은 결과물이 됐다.
이날 러시아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모로코와 평가전을 가졌다. 여러가지 의미 있는 성과물을 남겼다. 출국 전 자국 팬들 앞에서 긍정적인 분위기 조성에 성공했다. 지난 슬로바키아전(1-0 승), 노르웨이전(1-1무)까지 포함해 3경기에서 쉽게 지지 않는 전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카펠로 감독은 선발 라인업에서 고민의 흔적을 남겼다. 새로운 공격 조합의 실험이 계속됐다. 여전히 로만 시로코프(크로스노다르 모스크바)가 나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플랜B 찾기에 몰두하는 눈치였다.
이전과는 다른 조합이 등장했다. 시로코프가 빠진 자리에 유리 지르코프(디나모 모스크바)가 나섰다. 최근 부상에서 돌아왔다는 방증이었다. 또한 전방에는 지르코프와 함께 지난 노르웨이전에서 골맛을 본 올레그 샤토프(제니트)와 알렉산더 코코린(디나모 모스크바)이 나와 발을 맞췄다.
경기 중 지르코프의 효과는 무시할 수 없었다. 왼쪽에 선 지르코프는 경험 많은 베테랑답게 주변 선수들을 진두지휘하기 시작했다. 전반 20분경 특유의 움직임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왼쪽에서 강한 압박을 가하면서 모로코의 오른쪽 수비를 곤혹스럽게 했다. 세트피스 찬스에서는 직접 왼발 키커로 나서 코너킥 등을 도맡아 차기도 했다.
시로코프가 없는 상황에서 정신적 지주 역할도 지르코프의 몫이었다. 지르코프는 상대를 향해 끝까지 달려드는 모습으로 프리킥을 유도하는 등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후반 14분에는 강력한 왼발 슈팅이 터졌다.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의 머리 맞고 뜬 공을 기다리고 있던 지르코프가 지체없이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쐐기골을 터트렸다. 발을 떠난 공은 포물선을 그리면서 그대로 골문 오른편에 꽂혔다.
지르코프의 맹활약은 카펠로 감독을 미소짓게 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상대 분석을 위해 경기장을 들른 것으로 알려진 안툰 두 차티니어 코치도 일전에 "지르코프 등 러시아에는 경험 있고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다. 이들을 바탕으로 월드컵 준비를 잘해 나갈 것"이라며 지르코프를 직접적으로 거론한 바도 있다.
여전히 러시아 공격진의 실체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평가전마다 달라지는 조합들은 카펠로 감독의 고민을 대변하고 있다. 일단 지르코프는 시로코프의 확실한 대안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첼시와 안지 등에서 주전으로 활약한 클래스를 입증했다. 만약 한국과의 1차전에 나선다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