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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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다 장보리', 왜 막장의 유혹 뿌리치지 못하나

기사입력 2014.05.19 10:35 / 기사수정 2014.05.19 11:51

'왔다 장보리' 오연서 이유리 ⓒ MBC 방송화면
'왔다 장보리' 오연서 이유리 ⓒ MBC 방송화면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왔다 장보리’가 갈수록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18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에서는 영화배우 채유라(오승아 분)가 국제무대 시상식에서 입게 될 한복을 뽑는 공모전 결승에서 극한의 신경전을 펼치는 보리(오연서)와 민정(이유리)의 모습이 담겼다.

이날 채유라는 심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보리의 한복을 직접 선택했다. 자신이 준비한 한복이 1등을 차지할거라 예상한 민정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분노를 터뜨리며 보리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

초반부터 자극적인 내용 전개로 막장의 향기를 풍기는 이 드라마는 친딸과 양딸이라는 신분의 뒤바뀜으로 극도의 갈등 상황에 놓이게 된 두 딸과 두 어머니의 이야기를 그린다. 여타 막장극이 그렇듯 출생의 비밀과 악녀, 거짓말, 재벌, 기억 상실 등 막장의 기시감을 주는 소재가 곳곳에 장치돼 있다. 

‘엄마와 딸이 화해하고 진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여주인공 장보리(도보리)와 세 여자의 인생을 통해 보여준다’는 것이 이 드라마의 핵심적인 기획의도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바보 같이 착한 보리와 극단적인 악행을 보여주는 민정의 극과극 대립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렇다보니 권선징악의 뻔한 결말을 쉽게 예상하게 한다.

억지스러운 설정도 난무한다. 어린 민정이 사생대회에서 은비가 그리던 그림과 똑같은 그림을 그렸음에도 수봉(안내상)과 인화(김혜옥)는 별다른 의심 없이 민정을 1위로 뽑아 후원해왔다. 이날 방송분에서는 줄곧 아내 인화를 수상하게 여긴 수봉이 옥수(양미경)가 딸 은비를 잃어버리게 한 장본인이라는 인화의 거짓말을 아무런 의심 없이 곧이 곧대로 믿어 설득력을 떨어뜨렸다.

캐릭터의 갑작스러운 변화도 의아하다. 어린 시절 의젓하고 점잖았던 재화(김지훈)는 갑작스레 바람둥이 검사로 변했고 어린 시절 형을 곧잘 따랐던 재희(오창석)는 야욕을 위해서라면 가족도 배신할 준비가 돼있는 재벌 2세가 됐다. 

물론 막장드라마의 지평을 연 ‘아내의 유혹', '천사의 유혹' 등을 집필한 김순옥 작가의 작품 답게 이 드라마 역시 욕하면서 보는 막장극임은 부인할 수 없다. 막장의 틀에서 한 치도 벗어나진 않았지만 한복을 소재로 한 점, 주인공들의 개성이 뚜렷하다는 점, 중년 배우들의 연기력은 흥미를 북돋는다.

현재 50부작 중 12회까지 진행된 가운데 보리가 차차 친부모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보리와 민정의 갈등은 자연스럽게 친딸과 양딸 구도로 전환될 전망이다. 본격적인 갈등 구도에 접어든 상황에서 단지 진부한 막장드라마가 아닌 모든 캐릭터에 공감할 수 있고 설득력 있는 드라마가 돼야 할 것이다. 막장이지만, 그럼에도 개연성을 갖춘 탄탄한 드라마가 되길 기대해본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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