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직능협회, '호텔킹' PD교체 비판 "로봇으로 전락"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MBC PD와 기자 등이 속해 있는 직능 협회가 주말드라마 '호텔킹' PD 교체 사태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MBC 기술인협회, 기자회, 미술인협회, 방송경영인협회, 아나운서협회, 카메라맨협회, PD협회는 15일 "MBC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협회는 "지금 MBC에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다. MBC는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광고 수지는 악화될 대로 악화되어 상반기에만 대규모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비상경영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프로그램 경쟁력도 전반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작 부문도 문제가 심각하다. 무엇보다 MBC의 제작 자율성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 누구를 출연시킬지, 무슨 이야기를 할지를 모두 경영진이 결정하는 구조가 되다보니까 MBC는 극심한 관료주의 집단이 되어버렸다. PD가 기획안과 아이템을 제안해도 간부들은 경영진의 입만 쳐다보고 있다. 경영진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시스템에서 PD들은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로봇으로 전락해버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최근 '호텔킹' PD가 갑작스럽게 교체된 사태를 두고 "최근 경영진은 드라마를 의욕적으로 연출하던 PD를 느닷없이 하차시켜버렸다. 이제 PD는 MBC의 콘텐츠를 책임지는 핵심역량이 아니라 단물만 빨고 버려지는 ‘껌’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팽배하게 됐다. 또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PD들이 제안하는 기획안은 모두 기각당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고 언급했다.

협회는 "온 국민이 ‘진도 참사’로 비탄에 잠겨 있지만, 진도 참사를 다루려는 프로그램은 방송계획도 잡히지 않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어느 PD가 창작의욕을 불태울 수 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예능본부, 드라마본부의 PD들이 MBC를 떠났거나 떠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PD들을 향한 CJ나 종편의 구애노력에 대한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자율성, 창의성이 사라지고,공영성, 공정성마저 곤두박질쳐진 MBC는 미래와 비전도 없어진 난파선이 되어 침몰하고 있는 형국이다"고 비판했다.

12일 '호텔킹'의 김대진 PD 대신 애쉬번(최병길) PD로 연출가가 교체됐다. MBC는 "김대진 PD가 일신상의 이유로 하차한다"고 밝혔지만 조은정 작가와 김대진 PD와의 불화설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 MBC 드라마 PD들은 14일 두 차례 긴급 총회를 개최해 연출진 교체 사태에 대해 의논한 바 있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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