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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이름으로' 백규정, 눈물 쏟은 사연

기사입력 2014.04.27 19:16 / 기사수정 2014.04.27 19:19

조영준 기자
백규정이 2014 넥센마스터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백규정이 2014 넥센마스터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의 판도에 변화를 줄 '슈퍼 루키'가 탄생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 투어 시드전을 수석으로 통과한 백규정(19·CJ오쇼핑)이 KLPGA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우승을 차지했다.

백규정은 27일 경남 김해의 가야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1개 더블 보기 1개를 묶어 3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9언더파 207타를 적어낸 백규정은 우승 상금 1억원을 거머쥐었다. 특히 지난해 상금왕 장하나(22, 비씨카드, 7언더파 209타)를 제치고 정상에 등극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백규정은 4라운드에서 같은 신인인 김민선(19, CJ오쇼핑)과 현 KLPGA 최강자로 꼽히는 장하나와 함께 챔피언 조에서 경기를 펼쳤다.

라운드 초반 백규정은 8번홀(파4)까지 3연속 버디를 잡았다. 2위권 선수들을 3타 차로 제치며 우승을 확정짓는 듯 보였다.

그러나 장하나의 추격은 만만치 않았다. 14번 홀에서 장하나는 긴 거리의 버트를 성공시켰다. 그러나 백규정은 이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장하나에게 단독 선두를 허용했다.

승부는 16번홀에서 결정됐다. 장하나는 이 홀에서 치명적인 보기를 범했다. 이 틈을 놓치지 않은 백규정은 1타를 줄이며 재역전에 성공했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우승을 자축하는 버디를 성공시킨 백규정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골퍼로서 성장하는 데 큰 힘을 준 할아버지의 생각 때문이었다.

경기를 마친 백규정은 "할아버지가 나에게 투자를 많이 하셨다. 나한테 내색은 안하셨는데 기대가 크셨다. 할아버지가 폐암이셨는데 작년에 돌아가셨다. 할아버지 우는걸 한번도 못 봤는데 돌아가시기 전날에 우승하는 것 한번도 못봤다며 눈물을 흘리셨다. 우승해서 할아버지에게 좋은 선물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백규정이 2014 넥센마스터즈 우승트로피를 들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백규정이 2014 넥센마스터즈 우승트로피를 들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백규정은 챔피언 조에서 함께 라운딩을 펼친 김민선과 신인왕 경쟁에 나섰다. 또한 올 시즌은 유난히 쟁쟁한 신인들이 많다.

이 부분에 대해 "95년생 중 잘 치는 선수들이 몰려있는 것 같다. 다른 이유는 없는 것 같다. 실력이 점점 좋아지고 뛰어난 선수들이 많아지니까 다른 나이 또래들도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세월호 추모를 위해 출전 선수가 모두 노란 리본을 달았다. 평소 불우한 이웃을 많이 돕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밝힌 백규정은 "그렇게 많이 (불우이웃)을 돕지는 않았다. 없는 사람과 더 불쌍한 사람들을 학생때부터 계속 도왔다. 하지만 자랑할 정도는 아니다. 힘든 상황에서 누가 나를 도와주면 정말 감사한 일이다"며 따뜻한 마음 씀씀이를 드러냈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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