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올 시즌 K리그의 화두, 포항 스틸러스의 비밀노트가 공개됐다. 주포로 활약하고 있는 김승대(포항)를 통해서다.
김승대가 활약한 포항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9라운드에서 김승대의 결승골로 FC서울을 1-0으로 꺾었다. 이로써 포항은 고비처를 잘 넘겼다. 선두 경쟁에 있어 좋은 흐름을 유지했고 11경기동안 이어지던 상암 징크스도 날렸다.
경기 후 김승대는 포항의 '스틸타카'의 이면들을 설명했다. 자부심의 표현이었다. 다양한 이야기들을 쏟아낸 김승대의 얼굴에는 팀에 대한 믿음과 동료들에 대한 신뢰가 그대로 묻어 있었다.
#1. 김승대를 깨운 황선홍 감독의 한 마디
포항은 서울 원정 승리로 7경기 무패행진을 달렸다. 상승세에 김승대의 역할도 컸다. 김승대는 이번 서울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려 징크스 탈피의 일등 공신이 됐다. 시즌 6호골로 득점 순위 단독 선두로도 올라 섰다.
유난히 올해따라 득점에 눈을 뜬 김승대에는 비밀 하나가 숨어 있었다. 바로 황선홍 감독의 말 한 마디였다. 우선 김승대는 최근 자주 보고 있는 골맛에 대해 "원래 나는 득점을 잘 하는 선수가 아니었는데 지난해 골맛도 보고 해서 그런지 올해는 득점 생각도 많이 하고 노력도 많이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을 달라지게 만든 황 감독의 조언을 소개했다. 이들의 스토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김승대를 둘러싸고 나온 특별한 평가 하나를 기억해야 한다. 바로 역습에 강하다는 것이었다. 서울전을 앞두고도 황 감독은 김승대에 대해 "(역습 등) 골키퍼와의 일대일 찬스만이 아니라 페널티박스 안 수비 사이에서 결정력을 높여야 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승대는 "오늘도 득점 상황이 역습과 비슷했다"면서 "황 감독님이 역습 등에서 한 방으로 해결하는 상황 말고 페널티박스 안에서 직접 해결할 수도 있어야 완벽한 스트라이커가 될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래서 이를 잘 기억해서) 오늘 김용대 선수가 나오는 장면에서 빈 공간이 딱 보이더라. 구석으로 잘 밀어 넣었던 것 같다"며 자신의 득점 장면을 복기했다.
#2. 포항 축구, '연습'하는 대로
최근 포항의 축구를 두고 '스틸타카'라는 표현을 쓴다. 스페인 등 유럽 축구에서 부각되고 있는 패스 기반 축구, 티키타카가 스틸러스와 합해져 생긴 단어다. 이를 위해서는 특별한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 대다수의 견해다. 선수들끼리 많은 패스 훈련 등을 통해 자연스럽고 물 흐르는 듯한 패스 플레이가 가능해진다는 분석이다.
포항도 역시 그랬다. 김승대는 연습과 함께 스틸타카의 뿌리로 유스도 지목했다. 오랜 기간 같이 해 온 동료들과 함께 해 서로 몸과 마음이 잘 맞나는 것이 요지였다.
김승대는 소속팀의 축구에 대해 "아무래도 팀 전체가 짧은 패스를 원하고 세밀한 플레이를 즐겨하는 선수들이 모여 마음이 잘 맞는다. 이것 때문에 좋은 경기력이 나오는 것 같다"면서 "다른 팀들보다 더 재미있는 축구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 (경기 내용들이) 연습에서 자주 나오는 장면, 상황이어서 익숙하다. 선수들 간 패스도 잘 맞고 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3. 외인 권유? 우린 '팀'이다
시즌을 앞두고 디펜딩 챔피언, 포항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논점은 '과연 포항이 올 시즌에도 성공할 수 있을까'였다. 많은 전문가들은 고개를 저었다. 이유는 외인 선수 부재였다. 올해도 포항은 토종 선수들 중심으로 시즌을 맞이했다. 일부 주축 선수들까지 떠나며 2014시즌을 어렵게 보낼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이에 대해 김승대는 '팀'을 이야기했다. 한 명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팀이 아니라는 것이다. 모두 필요할 것이라는 외인 선수 역시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승대는 "작년에도 외인 선수 영입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경기에 나섰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익숙하다. 그 문제 때문에 움츠러들고 그런 것도 없다"면서 "팀 내 누구나 한 명에 의지하고 그런 성격들이 아니라서 지금까지도 서로 잘 맞고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포항은 이명주 없이 경기를 치렀다. 이명주는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다. 포항은 일부 공격에서 답답한 모습을 보이며 이명주의 공백을 절감했다. 이와 관련해 김승대도 견해를 밝혔다. 여기에서도 포항의 '팀' 정신을 엿볼 수 있다. 김승대는 미명주의 공백을 인정하면서도 "동료 형들도 '있으면 있고 없으면 없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우리는 선수 한 두명으로 인해 분위기가 다운되거나 무너지는 그런 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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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