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구리, 김형민 기자] 첫 승 사냥을 앞두고 최용수(FC서울) 감독이 스승의 가르침을 떠올렸다. 12년 전 거스 히딩크 감독이 마음으로 전한 유산이다. 늘 간직해뒀던 '축구 심리학'이 부산전에서 어떤 효과를 낳을 지 주목된다.
최용수 감독은 21일 경기도 구리시 GS챔피언십파크에서 열린 정례기자회견에 참석해 부산전을 앞둔 각오를 전했다. 이 자리에서 히딩크 감독의 유산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최근 선수들의 심리적 압박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던 중 나온 말이다.
이날 최 감독은 리그에서의 무득점과 첫 승에 대한 갈망이 선수들에게 심리적 압박감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이러한 정신적인 문제를 극복하는 것도 과제라는 생각이다.
최 감독은 "선수, 코치 생활도 해봤지만 예전에는 축구에서 선수들의 심리적인 면이 경기에 깊이 개입되는 줄은 잘 몰랐었다"고 회상하면서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의 (선수들의 심리를 잘 다스리는) 탁월한 면을 보고 심리적인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다"며 12년 전의 가르침을 전파했다.
최용수 감독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과 함께 했다. 당시 월드컵 4강 신화를 함께 썼다. 그 과정에선 히딩크 감독의 선수 관리 능력도 돋보였다는 평가도 받았다. 선수들의 월드컵에 대한 압박감을 잘 제어하며 최상의 경기력을 이끌어냈다. 유럽에서도 이러한 능력은 돋보였다. PSV아인트호벤, 첼시, 안지 등을 지도하며 선수들의 동기 유발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 지도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최용수 감독은 지금이 스승의 가르침이 필요한 적기라고 내다봤다. '힐링'을 위한 남다른 고민도 해봤다고 털어놨다. 최 감독은 "현재 득점, 첫 승, 승리에 대한 갈망 등 모든 것들로 인해 선수들이 조바심을 내고 조급함이 심리적으로 억누르고 있는 것 같다"면서 "가끔 이 선수들을 어떻게 힐링을 시켜 줄까 고민을 하기도 한다. 지금 5경기만으로 이야기하기보다는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현재의 계획"이라 밝혔다.
최근 서울은 심리적인 문제 해결을 자주 논하고 있다. 지난 성남전(0-0 무승부)이 끝나고 나서도 그랬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최 감독은 지난 시즌에 비해 무뎌진 득점력에 대해 "선수들에게 골에 대한, 결정력에 대한 강박관념이 생기고 있지 않나 싶다"면서 "그런 부담을 털고 인내심을 가지고 경기를 하다보면 반전의 기회도 있을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이번 부산전은 서울로선 특히 '자신과의 싸움'이 크게 부각될 전망이다. 선수들의 첫 승에 대한 압박감은 물론, '윤성효 부적' 등 심리적 요소들이 가미돼 중요한 승부처로 지목되고 있다. 정신적으로 흔들 수 있는, 부담스런 요소들에 대해 최 감독도 경계심을 보였다. 그는 "'윤성효 부적' 등이 선수들을 심적으로 가두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마음 같아서는 부적을 찢어버리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은 오는 23일 부산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클래식 3라운드를 치른다. 최근 5경기에서 1승 2무 2패를 기록하고 있는 서울은 리그 첫 승과 함께 반전을 도모한다. 과연 각종 심리적 압박들을 이겨내고 서울이 첫 승전보를 전할 수 있을 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된다.
김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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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용수, 거스 히딩크 (C)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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