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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트니코바, '잊혀진 올림픽金' 휴즈 따라가나

기사입력 2014.03.20 07:11 / 기사수정 2014.03.20 19:0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2014 소치동계올림픽 피겨 여자싱글 금메달리스트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 러시아)가 끝내 세계선수권 불참을 선언했다.

피겨 선수들이 최고의 목표로 삼는 무대는 올림픽이다. 18세의 어린 나이에 금메달을 목에 건 소트니코바에게 세계선수권은 쉬어가는 무대가 될 수 있다. 러시아 피겨 연맹의 배려로 차기 시즌을 준비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현재 소트니코바가 논란의 중심에 있다는 점이다. 그는 시니어 A급 대회에서 단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메달 후보로도 거론되지 못했다. 그러나 자국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개인최고 점수를 무려 22.23점이나 끌어올렸다. 소치올림픽 여자싱글 심판진이 러시아 선수에 극도로 유리하게 배정된 점은 만천하에 드러났다. 이러한 의혹을 씻으려면 소트니코바가 스스로가 실력으로 증명하는 길 밖에 없다.

소트니코바의 행보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사라 휴즈(29, 미국)와 많이 비슷하다. 올림픽 전까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점. 올림픽 사상 최고의 이변을 일으켰지만 논란의 중심에 섰다는 점. 그리고 올림픽 챔피언으로서 많은 이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미국 시카고트리뷴 지의 피겨 전문기자인 필립 허쉬는 소치올림픽 여자싱글이 끝난 뒤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그는 "소트니코바는 피겨 역사상 가장 큰 의문으로 남을 심사위원단의 결정에 의해 조국 러시아에 최초의 여자 싱글 금메달을 안겼다"고 말하며 휴즈와 비슷하다고 비판했다.

휴즈와 함께 동시대에 활약한 미셸 콴(34, 미국)과 이리나 슬루츠카야(35, 러시아)는 '피겨의 전설'로 대접받고 있다. 하지만 정작 올림픽에서 승리를 거둔 휴즈는 쉽게 잊혀졌다. 당시 콴과 슬루츠카야는 각종 국제대회에서 치열하게 경쟁했다.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휴즈는 이들에 가려 좀처럼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휴즈는 올림픽을 앞두고 치러진 그랑프리 시리즈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처음으로 정상에 등극했다. 이 대회에서 슬루츠카야와 콴을 제치며 시니어 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때의 이변은 올림픽으로 이어졌다. 16세의 어린 나이에 최고의 자리에 오른 휴즈는 올림픽 이후에 열린 세계선수권에 불참했다. 그리고 이듬해 열린 세계선수권에 도전했지만 6위에 그쳤다. 이 대회를 끝으로 그는 홀연히 은반을 떠났다.

휴즈는 올림픽에서 나름 선전했지만 행운이 많이 따랐다. 콴과 슬루츠카야는 모두 실수를 범하며 이변의 덫에 걸려들었다. 또한 당시에는 기술의 정확도를 세세하게 채점하는 시대가 아니었다. 점프의 퀄리티보다는 성공률에 비중을 둔 구채점제였기 때문에 휴즈는 금메달을 거머쥘 수 있었다.

현재의 기준으로 볼 때 휴즈의 점프는 문제점이 많다. 회전수가 부족한 점프가 많고 퀄리티는 콴과 슬루츠카야와 비교해 현저히 떨어진다.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을 끝으로 구채점 시스템에 문제점이 많다는 점이 거론됐다. 결국 정확한 기술을 구사한 선수에게 가산점(GOE)을 주는 신채점제의 시대가 열렸다.



그러나 신채점제의 장점은 소치올림픽에서 빛을 잃었다. 소트니코바는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유럽선수권에서 가산점을 많이 받지 못했다. 하지만 불과 한 달이 지난 뒤 대부분의 기술에서 1점이 넘는 가산점을 챙겼다.

소트니코바가 안방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몇 점을 받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는 26일부터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은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기회였다. 그러나 그는 명예회복의 기회를 차기 시즌으로 미뤘다. 만약 2014~2015시즌에서 소트니코바가 자국에서 열리는 러시아 로스텔레콤컵이나 유럽에서 열리는 그랑프리를 선택하면 논란은 쉽게 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 엑스포츠뉴스DB 사라 휴즈 ⓒ 사라 휴즈 트위터 김연아 캐롤리나 코스트너 ⓒ Gettyimages/멀티비츠]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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