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5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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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시대' 수목극, '아빠의 반란'이 시작됐다

기사입력 2014.03.17 11:29 / 기사수정 2014.03.18 00:17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대중문화부 김형민 기자] 한동안 드라마는 여자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저명한 미디어 비평학자, 마샬 맥루한은 '미디어 문화론'에서 TV 드라마를 두고 '여성적 장르'로 분류한 것도 모두 같은 맥락이다.

아줌마 부대의 활약이 한몫했다. 집안 살림 등을 도맡으며 힘든 심신을 달랠 도구로 드라마는 긍정적인 기능을 도맡아 왔던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20-30대 여성들의 남자배우 사랑이 지극정성으로 치닫는다면 이러한 드라마의 여성편력은 더욱 심화되곤 했다.

하지만 최근 기이한 현상이 발견돼 눈길을 끈다. 일명 '아빠의 반란'이다. 그 크기는 근소하지만 주목할 만한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혼돈 맞은 수목극, 아빠들 무시 못한다

아빠들의 반란 이면엔 수목극의 최근 표정들이 자리한다. 요즘 수목극들은 혼돈의 시대를 맞이했다. 이는 최근 종영한 SBS '별에서 온 그대'의 여파에 따른 결과였다. 20% 후반대를 기록하며 대다수 시청자의 리모컨들을 점령했던 '별그대'가 떠나면서 이젠 그 선두 자리를 두고 세 프로그램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청자들도 분주하다. '별그대'를 시청하던 이들은 이젠 새로운 마음의 안식처를 찾아 이동하고 있다. 어느 이들은 다른 채널의 드라마로 이동하는가 하면 '별그대'에 이어 SBS 드라마를 이어 시청하는 이들도 적지 않아 보인다.

특히 20대와 30대의 시청자들의 이동이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근소하게 상승한 아빠들의 비중에 우린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TNms에 의뢰한 자료(이하 전국 기준)에 따르면 3사에서 방영하고 있는 수목극 3작품의 20대, 30대 남·여 시청자 비율은 5%를 넘지 않는 선에서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 이는 3작품이 해당 연령층에선 크게 차이가 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비해 장년층에선 차이가 뚜렷하다. 근소하게 앞서가고 있는 SBS 드라마스페셜 '쓰리데이즈'는 여자 40대에서 13.3%, 여자 50대에서 10.6%로 타 경쟁작들에 비해 '아줌마 부대'의 마음을 제대로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아빠들의 반란도 만만치 않다. 특히 전체 시청률 1, 2위를 경합하고 있는 '쓰리데이즈'와 KBS '감격시대 : 투신의 탄생'에서 두드러졌다. 평균 시청률을 살펴보면 '쓰리데이즈'를 보는 남자 40대와 남자 50대가 각각 7.6%, 8.4%를 기록하며 상상한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드라마의 주요 시청층인 여자 20대(4.9%)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감격시대'역시 남자 50대가 5.8%를 기록하며 남자 60대(8.0%)와 함께 단골 시청층으로 자리했다.

최근의 변화량도 주목해 볼 대목이다. 지난 13일 시청률 조사결과 '쓰리데이즈'를 보는 남자 50대 시청자가 9.9%의의 비중을 차지하며 지난 12일 기록했던 7.9%보다 2% 상승했다. 감격시대 역시 남자 60대에서 9.2%로 전날보다 0.4% 상승해 서서히 남자 장년층 시청자 비중이 증가 흐름에 있음을 대변했다.

액션-추리의 힘, 남성들을 TV 앞으로

이에 따라 드라마들도 '아빠' 시청자들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이 가운데 여자 50대의 비중(5.9%)이 가장 높은 MBC '앙큼한 돌싱녀'과 달리 타 두 작품이 남성들의 리모컨을 사로잡는 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는 것으로도 분석된다.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진, 다양한 시청자 유형들을 기준으로 살필 때, 액션과 추리는 남성들의 '늑대 본능'을 자극했다고 할 수 있다.

'쓰리데이즈', '감격시대'는 액션과 추리의 맛을 동시에 지녔다. 특히 추리는 드라마 전후, 다양한 연령층들 간의 공론을 이끌 수 있는 힘을 지녔다. 복잡하고 미묘한 드라마 상의 연애사에 대해 남여 시청자들이 서로의 견해를 밝혀 대화하기란 어려운 부분이 없지 않다. 이에 비해 추리물은 남과 여 구분 없이 원할한 토론이 가능해지는 특성을 지녔다. 이러한 부분들이 맞물려 남자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들인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아빠의 반란'이 지속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변수인 20대 시청자층들의 드라마 이동 혹은 잔류가 끝나는 시점에서 한 작품의 독주가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하지만 최근까지 TV앞 약자, 아빠들의 시청 비중이 늘어난 최근 경향은 국내 드라마 시청 풍토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 의의가 있어 보인다.

대중문화부 enter@xportsnews.com

[사진=쓰리데이즈, 감격시대 ⓒ SBS 방송화면, 레이앤모 제공]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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