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서영원 기자] 2014 FIFA(국제축구연맹) 브라질월드컵 개막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 32개 본선 진출국들에게 남은 시간은 대회 개막 직전 예정된 평가전 뿐이다. 32개국 수장들의 머릿속도 복잡하다. '차라리 내가 직접 뛰고 말지'라는 엉뚱한 상상 한 번쯤 안해 본 감독은 없지 않을까.
브라질월드컵에 참가하는 젊은 감독들의 현역 시절 모습은 여전히 팬들 눈에 아른거린다. 대표적 인물은 현재 미국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다. 그는 A매치 108경기에 출전해 47골을 넣었다. '전차군단' 독일의 주포로 활약하며 월드컵, 유럽선수권대회 우승까지 경험했다.
의외로 현역 시절이 초라했던 감독은 현 독일대표팀의 요하임 뢰브 감독이다. 그는 독일 분데스리가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에서 선수로서 전성기를 보낸 바 있지만 독일대표팀에는 단 한 차례도 선발된 적이 없다. 평범한 선수 생활을 보냈던 뢰브 감독은 은퇴 후 지도자로 성공한 경우다.
이탈리아의 체사레 프란델리 감독은 선수 시절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이름값을 높였다. 크레모나, 아탈란타, 유벤투스 등을 거치며 활약했고 현역 시절 총 323경기에 나서 17골을 넣었다. 공격포인트가 높지는 않지만 유벤투스의 1980년대 전성기를 이끈 공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이밖에 화려한 현역 시절을 보냈던 지도자로 니코 코바치, 디디에 데샹이 꼽힌다. 두 감독 모두 1998년 프랑스월드컵을 통해 부각됐다. 코바치는 분데스리가의 전설적인 수비수로, 데샹은 마르세유와 유벤투스에서 UEFA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선수로서 가치는 최정상급이었다.
한국이 포함된 브라질월드컵 H조의 사령탑들 경력도 흥미롭다. 자국 축구계 위상만 놓고 보면 홍명보 감독과 마크 빌모츠 감독이 압도적이다. 2002년 월드컵 4강을 이끈 대표팀 주장의 상징성은 결코 소홀히 볼 수 없다. 빌모츠 역시 벨기에 축구 역사가 그의 은퇴 전과 후로 나뉠 정도로 위상이 높다.
대표팀 뿐만 아니라 클럽 감독 경력을 포함하면 러시아의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압도적이다. 무엇보다 카펠로 감독은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력을 갖고 있다. 또한 스페인 마드리드와 이탈리아의 로마, 밀란 등 남부 유럽 주요 도시에서 리그 우승을 일군 최고의 명장으로 꼽힌다.
알제리의 바히드 할리호지치 감독은 구 유고슬라비아 시절 부터 잘 나가는 공격수로 이름을 떨쳤다. 그는 프랑스 리그앙의 낭트, 파리 생제르망 등에서 활약하며 388경기 203골이라는 뛰어난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할리호지치 감독은 최근 알제리축구협회와 갈등으로 경질설이 불거진 바 있다.
한편 32개국 감독 중 센트리클럽(A매치 100경기이상 출전) 가입자는 클린스만, 코바치, 홍명보 단 3명 뿐이다. 현역 시절 월드컵 우승 경험은 클린스만(1990)과 데샹(1998)만 가지고 있다. 각양각색의 현역시절을 보낸 32개국 감독들이 과연 브라질월드컵에서 어떤 활약을 보일지 기대된다.
서영원 기자 sports@xportsnews.com
[사진=클린스만, 홍명보 ⓒ US스포츠닷컴,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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