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30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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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말' 지진희 "김지수 같은 배우, 과연 또 있을까" (인터뷰)

기사입력 2014.03.07 07:28 / 기사수정 2014.03.07 07:28

김영진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영진 기자] 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는 불륜으로 시작해 가족 간의 소중함을 느끼고 모두가 제자리로 돌아가는, 지금까지 '불륜 드라마'로 불린 여타 드라마들과는 다른 의미를 지녔다.

지난 4일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따뜻한 말 한마디'(극본 하명희, 연출 최영훈, 이하 '따말') 종영 기념 기자와 만난 지진희는 "우리 드라마를 안 보신 분도 있지만 보신 분들은 모두 재밌게 봐주셨다. 모든 게 마음에 들었던 드라마다. '따말' 사람들과 계속 만나고 싶다. 다들 그렇게 생각한다"며 종영 소감을 전했다.

"'따말'은 불륜의 끝에서 시작했어요. 만약 유재학이 무작정 여자가 좋아서 아무나 만나고 다니는 남자였다면 말도 안 됐겠지만 그에겐 불쌍하고 슬픈 구석이 있어요. 엄마 같지 않은 엄마와 온실 속에서 화초처럼 키워져 온 환경, 그 완벽한 상황 속에 딱 들어맞는 아내 송미경(김지수 분)까지. 그런데, 유재학은 나은진(한혜진)을 만나 어딘가 비어있던 공간을 채울 수 있었어요. 그래서 육체 관계도 갖지 않은 거예요."

유재학은 불륜남이다. 불륜을 쉽게 이해시킬 순 없지만 유재학에겐 아픈 비밀이 있다. 모든 것이 완벽했던 자신의 삶에 나은진을 통해 빈 공간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의도치 않게 불륜을 저질렀다. 물론 이들의 불륜 때문에 망가진 것은 많다. 그러나 결국 나은진은 남편 김성수(이상우)와 제자리로 돌아갔고, 유재학은 송미경과 진짜 '연애'를 하며 다시 결혼 생활을 시작하며 '따말'은 종영을 맞았다.

"아주 멋진 결말이었어요. 사실 그전에는 모든 관계가 미완성이었거든요. 결말로 인해 모두 완성된 것 같아요. 사실 일반적으로 결혼을 할 때 모두들 이것저것 따져요. 그런데 그걸 따진다고 해서 잘 사는 것도 아니고 안 따진다고 해서 못 사는 건 아니에요. 그것을 '따말'의 결말이 제시해주죠."



특히 지진희는 함께 호흡을 맞춘 김지수에 대해 깊은 감명을 느낀 듯 보였다. '따말'을 함께 하기 전부터 그의 팬이었던 지진희는 이번 '따말'에서 기운까지 받을 수 있었다.

"김지수 씨는 연기를 정말 잘해요. 잘하는 걸 알고 있었고, '언제 저런 배우랑 연기를 해봐' 싶었다. 이번에 '따말'을 통해 연기를 함께 하면서 기대 이상으로 훌륭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사실 연기를 하면 보통 주거나, 받거나 혹은 혼자서 하는 배우들이 있는데 김지수는 '주는 배우'였어요. 그래서 저는 그 감정을 그대로 받고 그대로 주면 됐어요. 이런 배우가 없죠. 매 신마다 배우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인지 지진희는 '따말'의 명장면으로 김지수의 오열신을 골랐다. '따말' 11회에서 송미경은 남편 유재학의 불륜을 그대로 덮고 그저 참고 살기로 결심했다. 그러던 결심은 유재학의 서재를 청소하다 무너졌다. 유재학의 서재에서 발견한 책은 '콜레라 시대의 사랑'이었다. 제일 첫 장에는 '육체를 포함하지 않고 사랑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라고 쓰여있었다. 불륜이지만 육체관계를 하지 않은, 그래서 그들이 진정한 사랑을 했다고 생각한 송미경은 오열할 수밖에 없었다.

"쉬운 장면이 아니었어요. 그 장면을 위해 모두가 일심동체로 준비했어요.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상의도 오래했고, 리허설도 했어요. NG 한 번 없이 완성한 장면이에요. 그런 감정신을 할 수 있는 배우가 또 있을까 싶어요. 김지수 씨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전율이 올라요."



'따말'은 하명희 작가의 필력이 유난히 빛난 작품이다. 그만큼 명대사도 많았고, 현실적인 상황도 많았다. 배우들 역시 대본을 기대하고 기다렸다고 한다.

"'따말'은 하나하나 모두 명장면과 명대사에요. 사실 '따말' 대사가 쉽지 않아요. 어순이 바뀌고 평소 쓰지 않는 말들이어서 어려워요. 결혼도 안 하신 작가분이 어떻게 그런 대사를 썼을까 라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특히 마지막회에서 재학이가 '나 이기적인 놈이고, 넌 아직 내 거야'라고 했을 때 너무 멋졌어요. 미경이가 '당신도 외로웠구나, 나처럼'이라고 했을 때도 눈물이 날 것 같았죠."

사실 '따말'은 경쟁작인 MBC '기황후'에 밀려 월화극 2위에 머물러야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지진희는 아쉬움이 없었다고 전했다.

"10% 전후, 우리가 생각했던 시청률이 나왔어요. '기황후'를 넘어서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첫 회부터 시청률이 모두 비슷비슷해요. 다들 한 번 보면 계속 봐주셨다는 이야기가 돼요. 기분 좋고, 고마운 일이에요."

연기파 배우 지진희는 '따말'이 끝났지만 영화로서 팬들을 찾아갈 준비를 마쳤다. 2년 전에 찍은 중국 영화 '길 위에서'와 홍콩 영화 '적도'가 올해 안에 개봉을 앞두고 있다. 

"지금보다 더 나은 점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다양한 작품으로 많은 걸 보여드렸지만 안 보여진 부분, 잘 보면 있을 거예요. 그것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할 거고, 그런 부분이 어떻게 비춰질지도 궁금해요."



김영진 기자 muri@xportsnews.com

[사진 = 지진희 ⓒ 엑스포츠뉴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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