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30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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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말' 김지수-한혜진, '불륜드라마'의 격을 높였다

기사입력 2014.02.23 20:29 / 기사수정 2014.02.23 20:29

김영진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영진 기자] 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이하 따말)를 통해 이미 연기력이 입증됐지만 다시 한 번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던 배우들이 있다. '불륜'이 시작이지만 이를 헤쳐나가는 과정을 통해 힐링을 전하고자 했던 '따말', 그중 한혜진과 김지수의 연기는 시청자들에게 많은 공감을 자아냈다.

사랑 위해 불륜 눈 감아야 했던 여자, 송미경

극중 송미경(김지수 분)은 남편 유재학(지진희)의 외도를 알고도 눈 감아주기로 결심한다. 그것은 배신을 애써 모른 척 해 줄 수 있을 만큼 남편을 사랑하기 때문이었다. 송미경은 유재학을 보면서 사랑과 실망감을 동시에 느껴야 했고, 그의 불륜 상대 나은진(한혜진)에 대해 분노와 함께 부러움도 함께 느끼는, 복잡한 심경 속에서 고통을 겪는 인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송미경을 연기하는 데 있어서 섬세하지 않은 배우라면 금방 헛점이 들통날 법도 했다. 하지만 김지수는 이미 입증된 배우이기도 했고, 누구보다 섬세하게 송미경을 표현해냈다. 가령 유재학과 다정한 시간을 보내다가도 문득 떠오르는 그의 내연녀 때문에 복잡한 심정을 드러내는 표정이라든가, 육체관계를 나누지 않았다는 그들의 관계에 치를 떨며 "사랑이었구나"라고 말하는 분노가 담긴 목소리 등이 그것이다. 김지수가 만들어낸 '복잡하지만 이해가 가는' 송미경 덕분에 시청자들은 마음껏 유재학과 나은진에 대해 분노할 수 있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불행의 시초, 나은진

극중 나은진의 얼굴은 늘 어둠이 서려있었다. 자신이 만든 '불륜'이라는 굴레 속에 갇혀, 주위의 모든 이들을 불행하게 만들었고 결국 "내가 무슨 전염병 환자 같아. 나 때문에 계속 번지고 있는 것 같아"라며 마음의 아픔을 토로한다.

한혜진이 연기한 나은진은 극 초반만 해도 그다지 어둡지 않았다. 남편 김성수(이상우)의 외도가 나은진에게는 죄책감을 덜어주는 피난처였다. 그러나 자신 때문에 동생 나은영(한그루)과 미경의 동생인 송민수(박서준)가 헤어지게 된 이후로부터 나은진에게는 진정한 그늘이 지게 된다. 

그렇게 내면의 어두운 먹구름을 한혜진은 표정, 행동, 말투 등 온 몸을 통해 적절히 표현해냈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그녀를 가여워하기 보다는 인과응보라고 평가하는데 더 무게를 두었다. 그것은 그녀가 죄책감에 사로잡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망연자실한 모습을 더 많이 보였기 때문이다.



김지수 VS 한혜진

쿠킹 클래스에서 이미 인연이 있던 나은진과 송미경은 이따금 날이 선 대화가 오갔다. 자신의 외도 상대가 송미경의 남편 이재학임을 몰랐던 나은진은 두려움에 벌벌 떨었고, 한편으로는 "그냥 감기 앓는 것 같은 거다. 삶의 진행 방향에서 겪을 수 있는"이라고 스스로 위로하기도 했다. 반면 송미경은 독백을 통해 "불륜은 감기 같은 게 아니다. 암이다. 죽을 수도 있는"이라며 불륜으로 인해 본인들의 고통보다 주변인들이 받는 고통이 훨씬 커다는 사실을 알렸다.

'따말'에서의 핵심 장면은 이 두 사람의 만남이었다. 늘 차분하고 차갑던 송미경은 모든 걸 알게 된 나은진과의 만남에서 이성을 잃지 않았다. 대신 예리하게 날이 선 말로 나은진의 심장을 찔렀다. 송미경은 "오늘 외모 마음에 든다. 수심이 가득해 보여. 평소에 얼굴이 밝아서 쳐 죽이고 싶을 때가 있었다"며 차갑게 말했다. 눈물을 흘리며 사죄하는 나은진 앞에서 "수준에 맞는 고통을 주겠다"고 경고했지만 결국 미경은 그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따말'은 불륜을 소재로 한 기존의 드라마와는 다르게 평가되곤 했다. 그것은 '불륜'을 저지른 당사자보다 그 주변인들을 스토리의 중심으로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감정이 동심원처럼 퍼지는 파도의 중심에는 한혜진과 김지수가 버티고 있었다. 자신이 저지른 불륜으로 고통스러운 한혜진과 그 불륜으로 인해 가장 불행하게 된 김지수. 이 두 명배우가 있었기에 '따말'은 차별화된 '불륜 드라마'의 본보기로 태어날 수 있었다. 

김영진 기자 muri@xportsnews.com

[사진 = 김지수, 한혜진 ⓒ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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