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러시아에는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 러시아) 만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숨겨둔 복병’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 러시아)는 예상치 못한 이변을 일으키며 소치올림픽 여자싱글 판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소트니코바는 20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 여자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해 기술점수(TES) 39.09점 예술점수(PCS) 35.55점을 합친 74.64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 1위에 오른 김연아(24)와의 점수 차는 불과 0.28점 차다. 당초 이번 올림픽의 강력한 다크호스로 리프니츠카야가 지목됐다. 리프니츠카야는 지난 9일과 10일에 걸쳐 열린 피겨 단체전 여자싱글 쇼트프로그램(72.90)과 프리스케이팅(141.51)에 출전해 모두 1위에 올랐다.
러시아의 단체전 우승에 큰 힘을 보탰던 그는 김연아의 강력한 도전자로 평가받았다. 여기에 올 시즌 그랑프리 2회 우승과 파이널 정상에 오른 아사다 마오(24, 일본)가 경합을 펼칠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러한 ‘경쟁자 삼각구도’는 여지없이 깨졌다. 16세의 어린 소녀인 리프니츠카야는 자신에게 쏟아진 기대감이 부담스러웠는지 트리플 플립에서 빙판에 넘어지는 큰 실수를 범했다. 결국 65.23점으로 5위에 그쳤다.
주니어 시절부터 김연아와 함께 경쟁하며 성장한 아사다 마오는 처절하게 추락했다. 아사다는 첫 과제로 트리플 악셀을 시도했지만 빙판에 넘어지고 말았다. 가장 성공률이 높았던 트리플 루프에서도 실수를 범했다.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무너진 아사다는 55.51점에 그치며 16위로 추락했다. 이로써 아사다는 사실상 메달권 진입에서 멀어졌다.
이들이 무너진 상황에서 이변을 일으킨 주인공은 소트니코바와 캐롤리나 코스트너(27, 이탈리아)다. 단체전에 출전하지 않았던 소트니코바는 부담이 없는 듯 모든 과제를 큰 실수 없이 마무리 지었다.
소트니코바는 지난 2011년 강원도 강릉에서 열린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주니어 최고의 기대주로 각광을 받은 그는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뒤 뚜렷한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아직 시니어 그랑프리에서 우승 경험이 없다. 지난해 3월 캐나다 런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는 9위에 그쳤다. 지난달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개최된 유럽선수권에서는 동료이자 라이벌인 리프니츠카야에 패하며 2위에 만족해야 했다.
그동안 리프니츠카야에 이어 ‘2인자’의 설움을 겪었던 그는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리프니츠카야는 이번 올림픽 쇼트프로그램 기술 점수 39.09점을 받으며 김연아(39.03)를 0.6점 차로 앞섰다.
올 시즌 특별하게 부각되지 않았던 선수임을 생각할 때 높은 점수를 받은 셈이다. 결국 소트니코바는 실수로 흔들린 리프니츠카야 대신 홈어드밴티지의 이점을 새롭게 얻은 주인공이 됐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 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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