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스피드 스케이팅을 지배한 ‘오렌지 군단'을 누가 막나.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은 네덜란드가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까지 이 종목에서 27개의 메달이 주인공을 찾은 가운데, 네덜란드는 과반수를 훌쩍 넘기는 19개를 차지했다.
네덜란드가 스피드스케이팅에 강했던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남자 5000m와 남자 500m에서 금·은·동메달을 싹쓸이한 데 이어 여자 1,500m에서도 메달을 휩쓴 것, 즉 올림픽에서 세 종목 메달을 싹쓸이한 것은 네덜란드가 처음이다. 말 그대로 돌풍을 일으켰다.
금메달을 내준 것도 3종목이 전부다. 한국 빙속 여제 이상화가 2연패에 성공한 500m와 중국의 장홍이 금메달을 획득한 1000m 그리고 남자 1500m가 전부였다.
19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아레나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0m 경기에서도 네덜란드의 메달 수집은 계속됐다.
이 종목의 디펜딩 챔피언은 한국 이승훈이었다. 스벤 크라머와 6조에 출격한 이승훈은 잘 달렸지만, 네덜란드의 벽을 넘기 어려웠다. 결국 네덜란드는 10000m마저 모든 메달을 쓸어갔다.
가장 먼저 출격한 유력 메달 획득 후보 밥 데용이 13분16초42의 기록으로 선두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어 등장한 동료들에 의해 순위가 밀려났다. 6조에서 경기를 펼친 요리트 베르그스마는 12분44초에45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무려 올림픽 신기록을 새롭게 세웠다.
이어 지난 2010년 밴쿠버 대회 때 완벽한 경기를 펼치고도 레이스 도중 코치의 실수로 아웃코스를 타야 할 차례에 인코스로 진입해 실격처리 됐던 크라머가 출격했다. 크라머는 경기 중후반까지는 무섭게 달렸지만, 후반부 속도가 떨어지면서 12분49초02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결국 금메달은 베르그스마에게 은메달은 크라머에게 돌아갔다. 또 두 강적이 등장하기에 앞서 내내 선두를 지키던 밥 데용이 동메달을 차지했다.
탁월한 신체 조건과 빙판에 익숙한 환경, 그리고 잘 갖춰진 육성 시스템까지. 오렌지 군단이 막강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소치 겨울 축제 막바지로 향하는 가운데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에서 남은 메달은 9개. 네덜란드의 빙판 위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네덜란드 스피드스케이팅 메달 획득 현황 ⓒ 소치올림픽 홈페이지,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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