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덕중 기자]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박세영(21, 단국대)을 제치고 남자 1500m 결승에 진출했던 안현수(29, 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동메달을 새 조국 러시아에 안겼다.
안현수와 박세영은 10일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준결승 1조에 함께 출전했다. 러시아 대표로 출전한 안현수는 조 2위를 차지했고 박세영이 뒤이어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결승행 티켓은 2위까지 주어졌다. 안현수가 결승에 올랐고 박세영은 결승행이 좌절됐다.
2,3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합했던 두 선수는 결승선을 통과하기 직전 작은 충돌이 있었다. 박세영은 결승에 진출하기 위해 앞서있던 안현수를 추월해야 했다. 안쪽 코스를 파고들려던 박세영, 안쪽 코스를 내주지 않으려던 안현수. 충돌은 불가피했고 두 선수 모두 잠시 멈칫했다. 안현수와 박세영 모두 넘어지지 않았다는 게 다행이었다.
순위는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한솥밥을 먹으며 대표팀 선후배로 지낼 수 있었던 두 선수가 4년을 기다려온 동계올림픽 무대에서 서로 적으로 만났으니 기가 찰 일이다. 순간의 접촉이었으나 서로를 견제해야 했던 두 선수의 뇌리에는 어떤 것이 스치고 지나갔을까.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까닭이 '인재(人災)'에 가깝다는 점에서 더욱 아쉬움이 짙다.
나오지 않았으면 했던 장면이었으나 쇼트트랙 첫날부터 나오고 말았다. 몸싸움이 많은 쇼트트랙 특성상 소치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되풀이될 듯싶다.
김덕중 기자 djkim@xportsnews.com
[사진=안현수 ⓒ 게티이미지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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