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런던(영국), 이진우 통신원]구자철과 한솥밥을 먹기도 했던 전 독일대표 출신 토마스 히츨스페르거가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이 게이임을 커밍 아웃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히츨스페르거는 이번 일을 계기로 프로 스포츠 세계에서 동성애 문제에 대해 보다 많은 논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의 남다른 결단에 동료 축구선수들의 응원이 이어졌다. 루카스 포돌스키는 그의 선택을 "용감하고 옳은 결정"이라고 하면서 "히츨스페르거를 존중하며 그의 커밍 아웃이 현 시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잉글랜드 출신 조이 바튼 역시 히츨스페르거가 큰 용기를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또한 바튼은 "은퇴한 이후에야 커밍 아웃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우리 모두에게 부끄러운 일"이라며 그를 응원했다. 히츨스페르거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생각보다 큰 반응에 놀랐다. 나를 응원하는 사람들로 인해 큰 힘을 얻었고 커밍 아웃한 데 대해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성애 문제는 여전히 생소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주제로 남아있다. 한국의 경우에도 개그맨 홍석천의 활동이나 영화감독 김조광수의 결혼 등으로 동성애자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지만 아직 '편견의 벽'이 높은 게 현실이다. 만약 ‘게이(동성애자)’로만 구성된 축구팀이 있다면 한국에선 어떤 반응을 보일까.
최근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게이축구팀인 '스톤월FC(Stonewall FC)'에 관해 상세히 보도했다. 1969년 뉴욕시 경찰은 동성애자를 체포하기 위해 그리니치 빌리지의 크리스토퍼 가에 위치한 주점 '스톤월(Stonewall)을 급습했다. 이 과정에서 2천여 명의 시민들이 경찰과 대치하며 동성애자에 대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스톤월 항쟁'이 발생했다. '스톤월 FC'는 바로 이 사건에서 따 온 팀이름이다.
지난 1991년 3월 게이 축구 선수였던 알리 피터는 동성애자 간행물을 통해 축구선수를 모집한다는 광고를 냈다. 그는 동성애자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축구를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러한 광고를 냈고, 생각 보다 많은 연락이 와서 놀랐다고 밝힌 바 있다. 스톤월FC는 이렇게 탄생하게 됐다.
창단 첫 해에 '스포츠맨스 시니어 선데이 풋볼 리그(Sportsmans Senior Sunday Football League)'라는 아마추어 리그에 참가한 이후 승격과 강등을 반복하며 현재는 '미들섹스 콘트리 풋볼 리그(Middlesex Country Football League)'의 디비전 원(Division One, 12부 리그)'에 소속돼 클럽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12부 리그라고 하지만 영국 내 축구리그가 24부 리그까지 운영되는 것을 감안하면, 수준급 아마추어 클럽임을 알 수 있다. 이들은 수준 별로 세 개의 팀을 따로 운영하고 있으며 영국은행 '바클레이(Barclays)'의 후원을 받는 등 상당히 조직적인 체계성을 갖추고 있다.
영국 내 축구리그 뿐만 아니라 게이 축구팀 간의 대회에도 꾸준히 참가하며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명실상부 '최초의 게이 축구팀'이자 '최고의 게이 축구팀'인 것이다. 아마추어 팀이지만 그들이 갖고있는 상징성이나 시스템적인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않다. 무엇보다 그들을 존중하고, 하나의 구성원으로 허용하고 인정한 영국 축구계를 보고 있노라면 우리의 모습이 묘하게 오버랩된다.
한편 스톤월FC는 유투브 채널(
http://www.youtube.com/watch?v=fQhVAIdgznE)을 독자적으로 운영하면서 경기 영상을 직접 촬영해 업로드하고 있다.
이진우 통신원 sports@xportsnews.com
[사진=스톤월FC ⓒ 인디펜던트]
http://www.youtube.com/watch?v=fQhVAIdgznE
김덕중 기자 djkim@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