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이를 악무니까 이가 깨지더라고요. 이를 악물고 열심히 살았더니 그 독기가 나에게 독이 되더라고요. 그리고 이제 스스로 마음을 놓게 돼요. 그래야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가수로서 정상의 위치에 있던 비(정지훈·32). 그는 2010년 군입대 뒤 여러 논란에 휘둘렸다. 특히 연예병사로 군 복무 중 군복무 태도 문제로 군, 경찰, 검찰 모두에서 조사를 받았다.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자신의 이미지에는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비는 오히려 의연하면서 어른스러워진 모습이었다.
정규 6집 앨범 발표를 앞두고 12월 26일 청담 CGV 더 프라이빗 시네마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는 여유 있는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잘될 땐 너무 잘 되다가 안 될 땐 너무 안됐죠. 좋던 안 좋던 구설수도 많았고요. 그러다 보니 내가 왜 이런 무의미한 것에 집착하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마치 바닷물을 마시는 듯 마셔도 마셔도 목말랐죠"
비는 지난 해 7월 전역 뒤 녹음실에서만 살았다고 한다. 밤새 음악을 만들었고, 그 결과물에 만족해하고 있다. 이제 대중에게 그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
이번 앨범 수록곡은 작곡가 배진렬과 함께 비가 직접 작사, 작곡 및 프로듀싱했다.
"들어오는 곡들이 많고 좋기도 했죠. 하지만 쓰기가 꺼려졌어요. 실력이 뛰어난 신인 작곡가들이 많았지만, 다들 유행하는 코드(화성)를 쓰더군요. 너무 익숙하다는 느낌이랄까, 표절 시비에 잘 휘말릴 수 있는 곡이라는 생각도 들었죠"
때문에 비는 유행하는 코드를 배제한 채 스스로 음악을 만들었다. '더티 섹시'의 경우 포비트 리듬을 기본으로 일렉트로닉 사운드는 최소화 했다. 라틴팝곡 'LA SONG'을 더블 타이틀곡으로 내세우는가 하면, 특정 곡에는 민요나 창의 요소까지 넣는 등 장르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했다.
이번 앨범을 통해 비가 내세우는 목표는 뭘까. 그는 '차트 1위'나 '음악 방송 1위' 같은 순위 보다는 음악적 충실함을 대중에게 인정받고 싶어한다.
"'비는 비구나', '비=비'라는 말을 듣고 싶죠. 내 색깔이 확실하다는 평가를 듣는 것이 목표라면 목표죠"
또한 비는 댄스 가수로서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후회 없는 무대를 꾸미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지금 서른둘인데 마흔까지 댄스 가수 하고 싶지는 않아요. 몸이 움직이지 않는데 구차하게 춤을 추고 싶지 않아요. 그때는 성숙미로 승부해야겠죠. 그리고 좀 더 연기에 집중할 듯해요(웃음)"
비는 '30 Sexy'에서 화려한 춤 대신 절제된 동작을 했다. 또한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상의 탈의도 하지 않는다. 대신 하이힐을 패션 포인트로 택했다. 그는 10cm 하이힐을 신고 스텝을 밟는다.
또 하나의 목표는 아티스트로 거듭나는 것이다.
"냉정하게 저는 아티스트가 아니라 스타로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죠. 때문에 비주얼이 좋아야 했고 몸에 신경을 써야 했어요. 이제는 섹시나 노출을 배제하고 듣는 맛이 있는 노래를 하고 싶어요"
그의 변화는 이미 진행 중이다. 이번 앨범 수록곡들은 미디 사운드를 배제한 채, 실제 밴드들이 연주해 녹음한 소리들로 만들어졌다. 그렇게 그는 '비주얼 가수'에서 '리스닝 가수'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타이틀 곡 '30 SEXY'는 안무를 먼저 짜놓은 뒤, 안무에 맞춰 음악이 만들어졌다. 비는 "기존의 안무와는 다를 것이다. 일부러 기존에 나왔던 춤 동작은 뺐다. 옛날 춤동작을 넣기도 했다"고 밝혔다.
2일 정규 6집 앨범 'RAIN EFFECT(레인 이펙트)'를 발표하며 4년 만에 가수로 컴백하는 비는 약 2주간 활동을 한 뒤 20일께 미국에 출국해 영화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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