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저스틴 벌랜더(디트로이트)는 부활할 수 있을까.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이 벌렌더의 부활을 예고했다. 24일(이하 한국시각) 인터넷판에 실린 기사 "우리는 2011년의 벌랜더를 다시 볼 수 있을까?"를 통해 몇 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ESPN은 2011년의 벌랜더를 "지구에서 가장 뛰어난 투수"라는 말로 설명했다. 벌랜더는 2011년 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선발 등판(34경기)해 가장 많은 이닝(251이닝)을 소화하며 가장 많은 삼진(250개)을 잡아내는 동시에 가장 낮은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0.920)과 최다승(24승 5패)을 기록한 선수다.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과 MVP가 모두 그의 손에 들어왔다.
하지만 올해 벌랜더는 달랐다. 2011년 94.8마일(약 151km)이었던 직구 평균 구속은 올해 93.3마일(약 149km)로 떨어졌다. 올 시즌에도 34경기에 선발 등판하며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았지만 투구 이닝은 218⅓이닝으로 줄어들었고, 9이닝당 볼넷은 3.1개로 늘어났다. 데뷔 시즌(4.0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평균자책점 3.46 또한 2008년(4.84) 이후 가장 높은 기록이었다.
부진 속에서도 부활의 신호는 나타났다. 부침을 겪었지만 벌랜더의 탈삼진 능력은 여전했다. 2009년 10.1로 '커리어하이'를 찍었던 9이닝당 탈삼진은 2010년 이후 줄곧 9.0개 부근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역시 8.9개로 나타났다. 시즌 막판 직구 구속이 회복의 기미를 보였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는 직구 평균 구속이 94.3마일까지 올라왔다. 벌랜더는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23이닝 1실점(평균자책점 0.39)을 기록했다. 삼진은 31개나 잡아냈다.
외부적 요인도 있다. 프린스 필더의 트레이드를 통해 미겔 카브레라가 1루수로 이동하면서 내야에 안정감이 더해졌다. 카브레라는 올 시즌 잔부상 때문에 컨디션 유지에 어려움을 겪었다. 필더가 1루수 붙박이라는 점도 부담을 가중시켰다.
ESPN은 또한 과거의 이름난 투수들이 '안식년'을 가졌던 역사를 되짚었다. 톰 시버는 1973년 36경기에 선발 등판해 290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08을 찍었다. 사이영상은 그의 몫이 됐다. 하지만 1974년 3점대 평균자책점(3.20)을 기록했고 투구 이닝도 236이닝에 불과했다. 데뷔 후 최악의 시즌이었다. 하지만 이듬해인 1975년 내셔널리그 다승왕(22승 9패)을 차지하며 생애 세 번째 사이영상을 차지했다.
가까운 예로는 로저 클레멘스가 있다. 1990년부터 1992년까지 3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평균자책점 1위(1.93/2.62/2.41)를 기록했던 클레멘스는 1993년 평균자책점 4.46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1994년 평균자책점 2.85로 정상급 기량을 되찾았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사진=저스틴 벌랜더 ⓒ MLB.com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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