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일본 오사카, 김영진 기자] "평생 아이돌로 살 거야. 3, 40대가 되어도 아이돌이라 불리면 좋을 것 같아."
마치 하늘을 도약하려는 새 같았다. JYJ 김재중의 아시아투어 마지막 공연은 1만1천 명의 관객을 울리게 만드는 데 충분했다.
18일 오후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오사카죠홀에서는 김재중의 아시아투어 '2013 Kim Jae Joong 1st Album Asia Tour Concert in Osaka'가 개최됐다. 이날 공연장에는 객석 뿐만 아니라 입석을 통해 입장한 관객까지 총 1만1천 명의 관객이 몰렸다. 열정적이기로 알려진 오사카의 팬들은 김재중의 등장부터 자리에서 일어나 남다른 환호로 그를 맞았다.
화려한 레이저 조명과 함께 등장한 김재중은 '9+1#'로 공연 시작을 알렸다. 블랙의 퍼(Fer) 상의만을 입고 무대에 오른 그는 강렬한 눈빛을 공연장 구석구석에 보냈다. 팬들은 응원도구를 들고 박자에 맞춰 흔들며 김재중의 목소리, 움직임 하나하나에 호흡을 함께 했다.
김재중은 "어제에 이어 만나 뵙게 됐다. 평일에 비까지 오는데 이렇게 많이 와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인사를 건넸고, 이어 'Butterfly'의 무대로 감사 인사를 대신했다.
무대가 끝난 후, 김재중은 무대 위에서 직접 흰색 셔츠로 의상을 바꿔입었다. 예상치 못한 그의 노출에 관객들은 뜨겁게 열광하며 환호를 보냈다. 이어진 곡은 은근한 가사와 야릇한 분위기로 사랑을 받은 'Kiss B'였다. 한껏 분위기가 달아오른 무대 위에 김재중은 섹시한 록커로 변신해 관객들을 설레게 만들었다.
YB밴드의 윤도현이 작곡한 'Now is good'과 이어진 'Don't walk away'로 공연장 분위기는 순식간에 전환됐다. 김재중이 관객석으로 마이크를 넘기면 관객들은 김재중의 목소리를 대신 채웠고,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며 분위기를 돋웠다.
무대 중간 등장한 VCR 속 김재중은 "평생 아이돌로 살겠다"고 말했다. 그것이 김재중의 시작이기도했고, 현재의 김재중이기도 했다. 대부분의 가수들은 아이돌에서 아티스트로 인정받길 원하지만 김재중은 그 반대였다. 평생 '아이돌'로 살고 싶다고 말한 그는 "기댈 수 있는 건 (JYJ) 멤버 유천이와 준수"라며 멤버들에 대한 애정도 아낌 없이 표현했다.
이어 김재중은 "사랑 없이 사람이 어떻게 살아. 사랑을 항상 주고 싶고, 받고 싶어"라며 직접 작사 작곡한 '그랬지'로 무대에 올랐다. 피아노 선율과 김재중의 목소리만으로 이루어진 무대는 모든 관객들을 집중 시키기에 충분했다. 일본곡인 나카니시 야스시의 '사이고노 아메(最後の雨)'의 애절한 무대가 끝나자 숨죽여 노래를 듣던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뜨거운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 같은 소속사인 거미가 무대 위로 등장했다. 두 사람은 김재중의 '햇살 좋은 날'로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며 실력을 자랑했다. 김재중이 잠시 무대 뒤로 사라지자 홀로 무대에 남은 거미는 '눈꽃'과 '신지떼루'를 열창하며 달궈진 분위기를 이어갔다.
거미의 퇴장 후 이어진 '빛'에서 김재중은 좀 더 여유로워진 모습이었다. 무대 양쪽을 옮겨 다니며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고, 공연장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노래해도 여유로움을 잃지 않았다. 일본곡인 나카시마 미카의 'Glamorous sky'에서 김재중은 밝은 곡의 분위기에 맞게 신나는 목소리로 노래했다. 현지 팬들에게 익숙한 곡인 만큼 관객들은 노래를 함께 따라부르며 리듬을 탔다.
대기실로 이동한 김재중은 영상을 통해 관객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했다. 객석에서 특이한 코스프레 분장으로 눈길을 끄는 관객을 지목하여 대화를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김재중이 우연히 듣고 부르게 됐다는 나카지마 미유키의 '化粧 (화장)'의 무대를 위해 관객들은 숨소리마저 죽이고 무대에 집중했다. 화려하게 무대를 꾸미던 김재중의 목소리는 어느 덧 누군가를 향한 듯한 애달픈 목소리로 가사를 읊조리듯 노래했다. 특히 원곡의 가수가 여자인 만큼 김재중은 섬세함을 강조한 목소리로 공연장을 물들였다.
솔로 앨범을 통해 비주얼 록가수로 과감한 변신을 시도한 김재중은 'Ultra soul'의 무대를 통해 가장 정점인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화려한 목소리와 관객들을 들었다 놓는 무대 매너, 또한 무대 어느 곳에서 봐도 시선을 끄는 김재중의 비주얼이 가장 빛난 무대이기도 했다.
공연이 절정을 이룬 건 'Modem beat'의 무대를 통해서였다. 김재중은 무대 위를 뛰어다니며 호응을 이끌었고, 관객들은 그에게 맞춰 자리에서 열정적인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김재중의 솔로 정규 1집 'WWW:Who, When, Why'의 타이틀곡인 'Just another girl'은 김재중의 가창력이 돋보이는 무대 중 하나였다.
모든 곡이 끝난 후 김재중이 사라진 무대를 두고 관객들은 연신 그의 이름을 불렀다. 앵콜곡 'Mine'으로 다시 무대 위에 등장한 김재중은 "저 열심히 하고 있는 거 보이나요?"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올해는 이곳 오사카에서의 라이브가 마지막이었어요. 오사카가 없었더라면 12월에는 한 번도 일본에 못 왔겠지요? 멤버인 준수 씨나 유천 씨도 함께 왔으면 좋았을 텐데 아시아투어 마지막을 이곳 오사카에서 장식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라며 소감을 밝혔다.
김재중은 "이번 달 26일, 데뷔 10주년이 됐는데 긴 시간 동안 실제 활동은 반밖에 못했지만 기쁘거나 힘든 일, 슬픈 일이 있었을 때마다 여러분께서 함께 해주신 기간이 정말 행복했고 기뻤어요"라며 "후에 군 입대를 하고 1년 반 정도 활동을 못하게 될 텐데, 두렵지 않습니다. 항상 곁에 있을 테니까요"라고 남다른 감회를 전했고, 관객석을 순식간에 눈물 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그는 "마지막 곡이지만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말을 이 곡으로 밴드로, 눈을 감고 느껴주세요"라며 마지막 곡을 시작했다. 무대 위에 누워 나지막이 'Paradise'를 시작한 김재중에 팬들은 더욱 감동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Paradise'는 김재중이 팬들을 위해 직접 작곡 작사한 곡으로 마지막 아시아투어의 감동을 더 하게 됐다.
김재중의 록은 두 가지 모습이 동시에 존재하는 듯했다. 강하면서도 여린, 부드러우면서도 거친 모습이 그것이었다. 음과 박자를 자유자재로 가지고 놀면서도 관객들을 한시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제스처로 무대를 집중하게 만들었다.
지난 2005년 그룹 동방신기로 데뷔해 JYJ(김재중 박유천 김준수)로 활동하기까지, 김재중의 실력은 줄곧 화려하고 잘생긴 외모에 외면 당한 면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김재중은 화려함 속에 감춰져야 했던 실력, 음악에 대한 열정을 이번 솔로 앨범과 솔로 아시아 투어를 통해 과감없이 입증해보였다.
김재중은 지난 10월 첫 솔로 정규앨범 'WWW:Who, When, Why'를 발매한 이후 11월 서울을 시작으로 일본 요코하마, 대만, 중국 남경에서 대만에서 아시아투어를 이었다. 특히 11월 15, 16일 양일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가진 공연에서는 이틀 간 총 6만 석을 전석 매진시키며 김재중의 솔로로서의 저력을 재확인 한 바 있다.
김재중은 17, 18일 양일간 일본 오사카에서 공연을 개최해 2만2천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오는 1월 국내 전국 4개 도시의 국내 투어를 앞두고 있다. 그의 화려한 비상이 이제 한국에 닿을 일만 남았다.
김영진 기자 muri@xportsnews.com
[사진 = 김재중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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