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토트넘의 새 선장 찾기가 시작됐다. 3파전의 구도가 엿보인 가운데 과연 어떤 선택을 보일 지 이목이 집중된다.
토트넘은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안드레 비야스 -보아스 감독과의 작별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구단측은 "합의 하에 비야스-보아스 감독이 1년 5개월만에 지휘봉을 내려놓기로 했다"고 전했다.
갑작스레 선장을 잃은 토트넘은 임시책으로 팀 셔우드 기술코치가 감독 권한을 맞는다. 다가오는 웨스트햄과의 캐피탈원컵(19일)과 사우샘프턴(22일) 등과의 리그 경기에서도 벤치엔 셔우드 코치가 앉을 예정이다.
이면에선 수뇌부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미 4명의 후보군들이 물망에 올랐다. 다소 유력해 보였던 거스 히딩크 전 안지 마하치칼라 감독이 에이전트를 통해 감독직 고사를 드러냄에 따라 나머지 3명 중 토트넘의 새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이 유력해졌다.
선두주자로 주목되는 이는 글랜 호들이다. 호들은 토트넘 레전드 출신이자, 2001년 토트넘을 지휘했던 전례도 사령탑 부임에 힘을 싣고 있다. 무엇보다 토트넘팬들이 사랑하는 이가 바로 호들이다. 호들은 1975년 토트넘에서 데뷔해서 1987년까지 리그 377경기 출전, 88골을 터트리는 등 족적을 남겼다.
이어 지도자로 2001-2012시즌 팀의 리그컵 결승행을 이끌기도 했다. 이후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울버햄턴 감독으로 감독직을 이어갔다. 현재는 스페인에서 축구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모든 감독직 제의를 고사한 채 무직인 점도 토트넘이 접근하기 용이하다는 분석이다.
호들과 함께 파비오 카펠로 러시아 대표팀 감독도 회자되고 있다.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명장 카펠로 감독은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 굵직한 행보를 많이 남겼다. 1996년부터 1997년까지 레알 마드리드 지휘봉을 잡은 이후 1999년엔 AS로마, 2004년엔 유벤투스 등을 지위했다. 지난 남아공월드컵에선 잉글랜드 대표팀을 이끌고 참가해 16강에 올려놨다.
가능성은 적지만 또 한 명의 후보가 최근 가세했다. 바로 미카엘 라우드럽(스완지 시티) 감독이다. 지난 시즌 스완지를 성공리에 이끈 점을 높이 산 것으로 전해졌다. 라우드럽 감독은 바르셀로나 선수시절 물려받은 패싱 축구의 신봉자로 헤타페와 마요르가 등을 거쳐 스완지 사령탑을 지난해부터 맡았다.
후보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토트넘의 감독 선정은 다소 오래 걸릴 가능성이 짙다. 매우 중대한 사안으로 심도 깊은 고민이 필요한 입장이다. 올 시즌 토트넘은 새로운 전환점을 노렸다. 루카 모드리치, 가레스 베일 등 스타급 선들을 잃은 이후 새판 짜기와 함께 새로운 100년 설계의 적기로 삼고자 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시즌 초부터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비야스-보아스 감독은 개막전 새로워진 선수단에 대해 우려를 보이기도 했다. "지금 해야 할 일은 하나의 팀으로 뭉치는 작업이다. 이는 많은 시간이 요구된다"며 당장의 우승 타이틀보단 팀 추스리기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결국 최근 부진 속에 보아스 감독은 낙마하고 말았다. 그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을 감독의 중책도 다를 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팀을 새로이 개편하는 가운데 만족스러운 성과물을 내놓아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최적의 선택을 노리는 토트넘이 과연 어느 감독과 손을 잡고 백년대계를 다시 실행에 옮겨 갈 지 이목이 집중된다.
[사진=안드레 비야스-보아스 감독 (C) 인디펜던트 홈페이지]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