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페스티벌 종영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잘 키운 신인 하나 열 스타 배우 안 부럽다는 말을 실감하게 한다. 12일 10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 MBC 단막극시리즈'드라마 페스티벌'이 걸출한 신인들을 배출하며 단막극의 존재 이유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다.
2007년 '베스트극장' 이후 6년 여 만에 부활한 '드라마 페스티벌'은 젊은 감독들과 신인, 기성작가의 만남 그리고 신인 배우들의 조합을 통해 매 회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였다.
미니시리즈부터 주말드라마까지 쟁쟁한 스타들과 스타작가, 연출진들이 뭉친 드라마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흐름 속에서 '드라마 페스티벌'이 일궈낸 성과는 값졌다.
출생의 비밀과 불륜, 불치병, 재벌, 삼각관계 등 뻔한 소재의 막장드라마들이 범람하고 있는 가운데 독특한 콘텐츠와 경쟁력 있는 젊은 감독들의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신인 배우들의 등용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것이다.
그간 '불온', '소년 소녀를 만나다 '아프리카에서 살아남는 법' 수사부반장-왕조현을 지켜라, '하늘재 살인사건', '나엄마아빠할머니안나'까지 풋풋한 매력의 배우들이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불온'을 통해 첫 주연을 맡은 강하늘은 사극 연기를 처음 시도하는 배우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강렬한 연기를 펼쳤다. 특히 스승 유광헌(손병호)이 칼에 찔려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바라보며 흘리는 오열 연기가 눈에 띄었다.
잔잔한 첫사랑의 여운을 남긴 '소년 소녀를 만나다'에서는 신예 이열음이 당차고 야무진 반장 하경 역을 맡아 풋풋한 매력을 발산했다. 학교 폭력과 왕따를 소재로 모녀지간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풀어낸 '아프리카에서 살아남는법'의 채빈 역시 엄마에 대한 사랑을 차차 느끼게 되는 사춘기 중학생 역할을 자연스럽게 소화해냈다.
SBS '주군의 태양'으로 주목받은 한보름과 MBC '짝패', SBS '옥탑방 왕세자', KBS '패밀리' 등으로 인지도를 쌓아온 최우식은 '수사부반장'을 통해 이름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MBC '금나와라 뚝딱'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박서준 역시 '잠자는 숲속의 마녀'에 높은 캐릭터 몰입도를 보여주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구축했고, 마지막회 '나엄마아빠할머니안나'의 양진성과 아역배우 전진서도 깊은 고독을 표현해내며 시청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9월 드라마툰 '방과 후 복불복'으로 데뷔해 KBS '굿닥터', SBS '수상한 가정부'에 얼굴을 내민 배우 그룹 서프라이즈 멤버 서강준도 숨은 보석 역할을 톡톡히 했다. 서강준은 '하늘재 살인사건'에서 문소리 못지않은 존재감을 발산했다.
신인 배우들을 과감히 기용할 수 있다는 것은 단막극의 장점 중 하나다. 20대 배우들의 기근현상 속 단비 같은 신인들을 발굴하고 이들의 가치를 한 단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드라마 페스티벌' 역시 잠재력 있는 신인들을 발견하는 수확을 일궈냈다.
시청률 사각지대에 놓은 '드라마 페스티벌'은 결과적으로 시청률이 다가 아님을 보여줬다. 6.1%를 기록한 첫 회 '햇빛노인정의 기막힌 장례식'을 제외하곤 2~4%대의 낮은 시청률을 나타냈지만 독특한 내용과 구성, 배우들의 열연으로 시청자의 관심도와 호응을 이끌어냈다.
단 한 명이라도 숨은 보석을 발견할 수 있다면 단막극의 존재 이유는 이미 충분한 것일 수 있다. '드라마 페스티벌'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제작돼 잠재력 있는 신인들의 기회의 장이 되길 기대해본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강하늘 서강준 박서준 최우식 한보름 채빈(위), 나엄마아빠할머니안나 출연진 ⓒ MBC 방송화면,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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