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가 달라졌다. 매 경기 긴장의 연속이다. 잠시 방심하면 금세 주도권을 잃는다. 한층 빨라진 발걸음 중심에 선 청주 KB스타즈와 안산 신한은행이 스피드 대결에 들어간다.
두 팀은 9일 오후 청주실내체육관에서 2013-14시즌 우리은행 여자프로농구 2라운드를 치른다. 춘천 우리은행의 독주 속에 그 뒤를 조용히 쫓는 2위(신한은행)와 3위(KB스타즈)의 맞대결이다.
올 시즌 비슷한 컬러의 두 팀이 만났다. 높이는 낮지만 참 잘 달리고 넣는 양팀이다. KB스타즈는 서동철 감독의 농구철학이 잘 이식된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특출난 타워 없이 포워드 중심으로 변한 KB스타즈는 홍아란과 심성영 등 작지만 빠른 가드들을 앞세워 달리는 농구로 신바람을 내고 있다.
1라운드를 무난하게 마무리하고 2라운드 초반 잠시 연패에 빠지며 시행착오를 겪는 듯했지만 지난 7일 용인 삼성생명과 경기에서 연패를 끊어냈다. 패색이 짙던 경기를 마지막 순간 터진 홍아란의 3점슛으로 한숨을 돌렸다. 아직 기복있는 경기력은 보완이 시급하지만 여전히 달리는 농구에 대한 색깔은 잃지 않았다.
뛰어다니는 KB스타즈의 색깔은 기록이 잘 보여준다. 높이가 낮아진 탓에 공수 리바운드에서는 6개 팀 중 5위에 불과하지만 역습에 초석인 스틸에 있어서는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총성과 함께 뛰쳐나가는 속공 속도는 지난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우리은행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이에 맞서는 신한은행도 올 시즌 높이에서 탈피해 속도로 변화를 주고 있다. 물론 플랜A는 하은주를 활용하는 전술이겠지만 이를 선보이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임달식 감독도 "언제 돌아올지 모르겠다"는 말만 되풀이할 만큼 하은주의 컨디션이 그린라이트를 받기란 쉽지 않다.
그러는 사이 신한은행도 높이를 버린 플랜B를 새롭게 장착했다. 높이를 낮춘 대신 김규희와 최윤아, 엘레나 비어드를 활용한 스피드와 쉐키나 스트릭렌을 투입해 포워드를 강조한 농구로 중요 승부처에서 재미를 보고 있다.
양팀 모두 뛰는 농구의 방점은 책임지고 넣어주는 외국인 선수의 몫이다. KB스타즈는 2점슛에, 신한은행은 3점슛이 아직 초점을 못 잡고 있지만 그 부분을 해결해주는 최고의 외국인선수를 보유했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출신의 공통분모를 가진 모니크 커리(KB스타즈)와 쉐키나 스트릭렌(신한은행)이 주인공이다.
커리는 평균 17.6득점을 올리며 뛰는 KB스타즈 농구에 방점을 책임지고 있다. 작지만 활발하게 움직이며 상대 수비의 눈을 홀리면서 자신의 득점 못지않게 변연하와 강아정에게 기회를 주는 역할도 수준급이다.
이에 맞선 스트릭렌은 올 시즌 최고 외국인 선수라는 평가가 자자하다. 미국 무대에서 슈팅가드로 뛰었던 스트릭렌은 국내무대에서는 신장이 큰 편에 속해 골밑도 소화하지만 경기에서 빛나는 부분은 단연 정확한 내외곽포다. 올 시즌 전체 선수 중 홀로 20득점대의 평균득점을 올리면서 해결사의 면모를 과시 중이다.
명성을 재확인하듯 두 선수는 지난달 첫 맞대결에서 나란히 24득점을 올리며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시즌 두 번째 충돌의 결과는 어떻게 갈릴지 또 다른 관전포인트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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